구글이 자사의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을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1일부터 적용한 가운데, 미디어·콘텐츠 업계의 대책 마련이 분주하다.
대부분 플랫폼들은 안드로이드 앱 내 이용권 결제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택한 가운데, 멜론 등 일부는 수수료가 보다 저렴한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로의 확장 진출도 겸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경우 구글이 정책상 금지한 앱 내 아웃링크를 유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수수료 인하' 원스토어 진출…"소비자 선택권 확대"
10일 업계에 따르면 멜론은 지난달 30일 국내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에 입점했다. 멜론은 지난달 30일 공지사항을 통해 "구글 스토어에 한해 인앱결제가 적용되었다"면서 "원스토어를 통해서도 멜론 설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인앱결제란 구글 등 앱 마켓 사업자가 앱 내에서 자체 내부 시스템으로만 유료 콘텐츠를 결제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미디어·콘텐츠 앱들에 콘텐츠 유형과 업체의 매출 규모에 따라 15~30%의 수수료를 내도록 하고 있다.
인앱결제가 적용되면서 멜론의 이용권 가격 역시 오는 29일부터 인상된다. 멜론 이용권 8종의 가격은 △모바일 스트리밍클럽 6900원→7600원 △스트리밍클럽 7900원→8700원 △스트리밍 플러스 1만900원→1만2000원 △Hi-Fi스트리밍 1만2천원→1만3200원으로 올랐다.
다만 원스토어 등 다른 앱마켓에서 내려받은 앱과 웹 결제의 경우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
이는 원스토어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받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스토어는 구글이 인앱결제 정책을 강해하자 수수료 인하라는 강수를 둔 상태다. 원스토어는 지난 1일부터 미디어·콘텐츠 앱에 대한 기본 수수료를 기존(20%)의 절반인 10%로 인하하기로 했다. 여기에 거래액 규모와 구독 비중에 따라 수수료를 6%까지 단계적으로 낮출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 점유율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실제로 멜론과 같이 원스토어라는 대안책을 고려하고 있는 앱들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정책을 발표한 직후 입점 문의가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멜론 관계자는 "원스토어 입점에 구글 인앱결제만 고려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이용자 편의 향상과 앱마켓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웹 결제 유도하는 플랫폼…카카오톡은 '아웃링크' 유지
웹 결제 시 인앱결제에 따른 수수료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가격 인상 여파가 미치지 않는다. 이에 많은 플랫폼들이 PC와 모바일 웹에서는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이벤트 등을 통해 앱 외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티빙의 경우 티빙은 다음달 30일까지 PC와 모바일 웹에서 구매할 경우 최대 40% 할인되는 '베이직 연간이용권'을 내놨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웹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자동 충전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이는 매월 정해진 날짜에 자동으로 이용권을 충전하거나 이용권(쿠키) 개수가 일정 기준보다 낮으면 자동으로 충전해 주는 시스템이다.
이 가운데 카카오는 자사 메시지 앱인 카카오톡 내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의 웹 결제를 유도하는 아웃링크를 유지하고 있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구글은 인앱결제 의무화를 강행하면서 앱 내에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포함하는 것도 정책적으로 금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앱의 이모티콘 플러스 구독 가격을 안내하며 "구글 인앱 결제 수수료 정책으로 인해 가격이 조정됐다"며 가격을 기존 월 4900원에서 5700원으로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카카오가 구글에 내는 수수료 15%가 포함된 가격이다. 동시에 카카오는 '웹에서는 월 3900원(프로모션 적용가)의 가격으로 구독하실 수 있다'고 빨간줄로 강조하며 관련 아웃링크를 앱에서 안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측은 "최소 6월 이전에라도 이용자에게 기존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웹 결제 링크를 추가해서 지난 5월말 업데이트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구글에서 공식적으로 (아웃링크와 관련한 조처에 대해) 연락이나 통보는 받은 바 없다"면서 "구글에서 연락이 오면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