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부활' FA 재수생, 키움 선발진은 활력이 넘친다

역투하는 키움 선발 한현희. 연합뉴스
산전수전을 다 겪은 키움의 우완 사이드암 한현희(29)가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한현희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쳐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지난달 29일 부산 롯데전 7이닝 무실점에 이어 12⅔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다. 한현희는 kt전 이후 큰 깨달음을 얻었다. 한현희는 "자신감을 갖고 즐겁게 야구하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갔다"면서 "덕분에 경기를 하면서 공이 더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즐겁게 공을 던지다 보니 투구 수가 올 시즌 처음으로 100개를 돌파했다. 한현희는 "100개를 던지든 120개를 던지든 똑같다고 생각한다"면서 "힘들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 투구 수 101개 가운데 직구가 70개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찍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26개)를 적재적소에 던져 삼진 5개를 잡아냈다. 체인지업도 5개 섞어 던졌다.
 
경기 전 "경기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냉정한 평가를 내린 사령탑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한현희의 구위가 좋았다"면서 "특히 상대 타자와 정면 승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키움은 8일 kt와 경기에 2선발 에릭 요키시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토종 에이스 안우진은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홍 감독이 장기 레이스를 대비해 선발진에 휴식을 줄 수 있는 것은 한현희의 믿음직스러운 투구 내용 덕분이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한현희. 고척=김조휘 기자
사실 한현희는 지난 시즌부터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해 여름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음주 파문을 일으켜 51경기(KBO 36경기, 키움 1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 결과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이 1년 늦춰졌다. 한현희는 남다른 각오로 비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1월 말 개인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쳐 4월 말 뒤늦게 1군에 합류했다.
 
지난 4월 24일 고척 KIA전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한 한현희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2⅓이닝 6피안타 3볼넷 9실점으로 처참히 무너졌다. 결국 키움 선발진은 한현희를 제외하고 안우진, 에릭 요키시, 타일러 애플러, 최원태, 정찬헌으로 구성을 마쳤다.
 
선발로 자리를 잡지 못한 한현희는 1군에서 말소되며 트레이드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불펜에서 5경기를 소화하며 조정기를 갖고 선발로 돌아왔다.
 
동료들의 응원이 한현희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힘든 시간에 혼자서 고민도 많이 했다"면서도 "코치님들과 선배들이 모두 좋은 말만 해준 덕분에 긍정적인 자세로 변한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현희는 자신이 몸소 느낀 긍정의 에너지를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는 "후배들한테도 즐겁게 야구를 하자고 많이 강조한다. 웃으면서 하면 좋은 날이 온다고 말해준다"면서 "선배로서 후배들이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만 하면 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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