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에 전남 동부권 산업계 '비상'

노조,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필두로 생존권 보장 촉구…무기한 총파업
광양항·여수산단·광양제철소 "당장 차질은 없지만 파업 장기화 시 우려 커"

화물연대 전남본부 소속 화물차들이 7일 총파업 출정식을 마친 뒤 광양항 일대 도로에서 1개 차로를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유대용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전국적인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남 동부권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화물연대 전남본부는 7일 오전 광양항에서 광양·여수지역 등 노조원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화물연대 전국본부가 이날부터 전면·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데 따른 것으로, 같은 날 광양뿐만 아니라 전국 16개 지부에서 주요 산단 및 물류터미널 주변을 거점으로 동시다발적인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광양항에서 이뤄진 출정식에는 컨테이너 운송차량 600여 대와 여수국가산단 벌크, 탱크 운송차량, 광양국가산단 철강운송 700여 대 등 총 1300여 대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물연대 전남본부는 7일 오전 광양항에서 광양·여수지역 등 노조원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제공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제 전차종·전품목으로 확대 △운송료 인상 및 생존권 보장 △노동기본권 확대 및 화물노동자 권리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송에 들어가는 최소 비용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면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로, 2020년부터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올해 말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안전운임에 유가 인상분이 반영되면서 현재와 같은 고유가 상황에서 그나마 화물운송업 노동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화물연대의 입장이다.

여수와 광양은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여수국가산단, 광양국가산단 등에서 발생하는 물류 운송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하루에만 수천대의 화물차가 오가는 곳이다.

여수산단 입주기업과 광양제철소 등 주요 기업들은 사전 물량 확보 등을 통해 당장의 물류 운송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이날 비상경영전략회의를 하고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하기 위한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항만공사는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의 장치율(부두에 컨테이너를 쌓아놓은 비율)이 평소의 61%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파업과 관련한 단기간 운송 차질은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임시 컨테이너장치장과 대체 운송수단을 확보하고 관계 기관과 비상대책본부를 꾸렸다.

석유화학단지가 밀접한 여수산단 역시 파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수산단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사전 물량을 빼놔서 당장은 괜찮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총파업에 나서는 이유 중 하나가 유가 인상분을 반영하는 안전운임제를 연장·확대해달라는 것인데 여수산단에서는 애초 안전운임제와 별개로 유가연동제를 실시하고 있다. 유가가 화물운송 노동자들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역시 산업계 전반에 파업으로 인한 영향을 우려해 선박 및 철도 전환 출하 등의 대응에 나섰다.

특히 일부 긴급재는 사전출하 및 운송사 별도 협의를 통해 고객사 수습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색 중이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운송수단 대체도 한계에 다다라 전체 물동량의 30% 가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초장기화될 경우 납품 문제만 아니라 재고를 쌓아둘 야적장도 포화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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