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대신 '손톱'-'황윙' 변칙 카드 꺼내든 벤투호, 절반의 성공

  
칠레전에서 원톱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손흥민(토트넘)이 원톱으로 가자 왼쪽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날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6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평가전에서 2 대 0으로 이겼다.
   
전반 12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프리킥골을 더한 한국은 지난 2일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1 대 5로 대패했던 아픔을 씻어냈다.
   
벤투 감독은 칠레전에서 주전 원톱 황의조(보르도)를 빼고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웠다. 평소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치던 황희찬은 이날은 오롯이 왼쪽 공격수로 그라운드에 나섰고 오른쪽 공격은 나상호가 맡았다. 황인범(FC서울)과 정우영(SC 프라이부르크)은 손흥민 뒤에서 허리를 받쳤다.
   
경기 초반 한국은 칠레의 전방 압박에 빌드업을 시작조차 못했다. 오히려 수비 진영에서 위험한 상황을 노출했다.
   
평소라면 손흥민이 허리로 내려와 경기를 풀어줬지만 이번에는 이런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다. 대신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2~3명을 달고 다니며 공간을 만들어 줬다.
   
칠레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는 황희찬. 대한축구협회

기회는 황희찬이 살렸다. 전반 12분 정우영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가벼운 드리블로 파고든 뒤 강력한 오른발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 후 한국은 점유율을 높였다. 볼을 점유하며 빌드업을 맞춰갔다. 하지만 원톱 손흥민에게 공을 올려줄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답답했던 손흥민은 전반 35분 돌파 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직접 슈팅까지 때렸지만 공은 골문 옆으로 벗어났다.
   
후반 7분 칠레 알렉스 이바카체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수적 우위 속에 경기가 이어졌다. 상대 수비가 한 명 빠지자 손흥민의 공간도 열렸다. 손흥민은 상대 진영을 파고들며 슈팅 기회를 가져갔다.

벤투 감독은 후반 22분 정우영을 빼고 조규성(김천 상무)을 넣어 손흥민으로 향하는 공격을 도왔다. 후반 30분엔 나상호를 빼고 엄원상(울산 현대)까지 투입해공격 속도를 올렸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침묵했던 손흥민의 득점포가 터졌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을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자신의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터진 A매치 32호 골이었다. 결국 벤투호는 실점 없이 2 대 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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