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6월 A매치 4연전 중 두 번째 경기인 칠레와 평가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지난 2일 브라질전 1대5 대패를 만회하는 승리였다. 칠레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로 한국보다 한 계단 높은 상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2일 브라질전 선발 명단에서 조금 변화를 줬다.
원톱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를 벤치에 앉혔다. 또 다른 원톱 자원 조규성(김천 상무)역시 마찬가지. 대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최전방에 세우고,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과 나상호(FC서울)를 좌우에 배치했다. 공격 지휘는 정우영(SC 프라이부르크)에게, 중원은 정우영(알 사드), 황인범(서울)에게 맡겼다. 홍철(대구FC), 정승현(김천), 권경원(감바 오사카), 김문환(전북 현대)을 포백 라인, 김승규(가시와 레이솔)를 골문에 세웠다.
초반 칠레에 공세에 다소 고전했다. 남미 특유의 개인기에 수비수들이 흔들렸다. 하지만 최후방부터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12분 황희찬의 발끝이 번쩍했다. 정우영이 중원에서 공을 잡은 뒤 왼쪽 측면을 달리는 황희찬에게 패스를 넘겼다. 황희찬은 중앙으로 볼을 컨트롤한 뒤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공은 골키퍼가 손을 뻗을 틈도 없이 골망에 꽂혔다.
흐름을 잡은 한국은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19분 손흥민의 침투 패스가 정우영에게 연결됐지만,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23분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는 손흥민의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나왔고, 전반 34분 손흥민이 돌파 후 때린 왼발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위기도 있었다. 칠레의 역습에 연거푸 슈팅을 허용했다. 전반 45분에는 김문환의 실수로 벤 브레레톤에게 슈팅을 내줬지만, 다행히 빗나갔다.
후반 다시 골 사냥에 나섰다. 손흥민이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다. 후반 12분 손흥민의 슈팅이 골키퍼 품에 앉겼고, 후반 15분 손흥민이 살짝 내주면서 나온 정우영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었다.
후반 16분 칠레에게 실점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다.
손흥민이 계속 칠레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20분 역습에서는 골키퍼까지 제쳤지만, 수비수와 충돌 후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어 후반 22분에는 홍철의 침투 패스가 손흥민에게 향했다. 손흥민은 정우영과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왼발로 골문을 노렸지만, 이번에도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3분 교체 카드로 변화를 줬다. 정우영을 빼고 조규성(김천)을 투입했다. 손흥민과 조규성이 투톱을 이뤘다. 후반 31분에는 나상호 대신 엄원상(울산 현대)을 그라운드에 세워 측면 스피드를 살렸다.
손흥민과 황인범이 관중 호응을 유도하는 등 분위기는 절정이었다.
결국 손흥민이 센추리 클럽 가입 자축포를 터뜨렸다. 후반 45분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이었지만,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다. 손흥민은 무릎을 꿇어 공간을 만든 동료들 머리 위로 정확히 슈팅을 때렸다. 대전을 함성의 도가니로 만든 시원한 한 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