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의 가계가 짊어 진 빚(부채)가 국가 경제 규모에 비해 가장 많은 편이라는 국제기구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기업의 부채 비율과 증가 속도 역시 세계 최상위권이었지만, 정부 부문의 부채 규모와 증가 속도는 중위권에 그쳐 코로나19 사태 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소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친 결과로 보인다.
6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36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4.3%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레바논(97.8%), 홍콩(95.3%), 태국(89.7%), 영국(83.9%), 미국(76.1%), 말레이시아(72.8%), 중국(62.1%), 일본(59.7%), 유로 지역(59.6%) 순으로 10위권에 들었다.
조사 대상에 오른 나라들 가운데 국내총생산(GDP)보다 가계부채가 더 많은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한국의 가계 부채 비율은 105.0%에서 104.3%로 0.7%p 감소했다.
하지만 영국(7.2%p), 미국(4.7%p), 일본(4.6%p), 유로 지역(2.9%p) 등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훨씬 적다.
경제 규모를 고려한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 비율과 증가 속도 역시 세계 최상위권이었다.
1분기 GDP 대비 한국 비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은 116.8%로 홍콩(281.6%), 레바논(223.6%), 싱가포르(163.7%), 중국(156.6%), 베트남(140.2%), 일본(118.7%)에 이어 7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 기업의 부채 비율은 1년 사이 5.5%p(111.3%→116.8%) 늘었는데, 이는 베트남(129.3%→140.2%, +10.9%p)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정부 부문의 부채 비율(44.6%)은 25위로 하위권에 속했고, 1년 간 정부 부채 비율 증가 속도(45.8%→44.6%, -1.2%p)는 15위로 중위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