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6일 이준석 당대표의 우크라이나행과 관련해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며 비판을 가하고 이준석 대표가 이에 "어차피 기차는 간다"며 되받아치는 등 당내 갈등을 드러냈다.
전반기 국회부의장이었던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주변분들이 제게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에는 도대체 왜 간 겁니까?' '좀 뜬금없지 않습니까?'라고 조심스럽게 묻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 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전쟁으로 빚어진 인도적 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더라도 어느 일방의 편을 들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우리나라의 외교적 위치를 고려해 이 대표가 신중한 행보를 보였어야 한다는 취지다.
정 의원은 또 최근 이 대표가 내세운 혁신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도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내세웠다.
그는 "저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우리 당의 취약점, 어디에 말하기 어려운 치부를 가까이서 들여다 봤다"며 "그 와중에 이준석 당 대표가 제대로 중심을 잡았느냐,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느냐 묻는 이들이 많다"고 재차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이 대표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좀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소수 여당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안부터 차분히 모색하는 국민의힘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 대표는 이에 자신의 SNS에 "어차피 기차는 간다"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군 사조직인 '하나회' 척결에 나서면서 "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릴 수밖에 없다"고 빗댄 말을 떠올리게 하는 문구다.
이 대표는 이어 또 다른 글에서 "국회부의장님과 함께 저도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응원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저희 일정 내내 '안드레이 니꼴라엔꼬' 국회의원이 함께 해주고 계신다"고 밝히면서 정 의원의 과거 SNS 게시글을 묶어 올렸다.
해당 게시글엔 정 의원이 지난 4월 30일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안드리이 니콜라엔꼬'씨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드미트로 포노마렌코'씨가 국회 제 사무실을 찾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이들을 만난 사연이 담겼다. 정 의원 역시 한달여 전 우크라이나 정치인들과 접촉해 관련 의견을 교류하지 않았냐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꾸준히 노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