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투기가 국제 공역인 남중국해 상공에서 정찰 비행을 하던 호주 초계기에 바짝 접근해 쇳가루를 뿌리며 위협해 호주가 반발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달 26일에 발생했다. 호주 총선을 통해 노동당 내각이 들어선 지 며칠 만이다.
호주 공군 P-8 초계기는 평소처럼 남중국해에서 정찰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때 중국 J-16 전투기가 P-8를 요격해 초계기 옆에 바짝 붙어 화염을 내뿜었다.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J-16 전투기의 호주 정찰기 위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J-16 전투기는 속도를 높여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호주 정찰기 앞을 가로 질러 비행했고 작은 알루미늄 조각인 '채프'를 뿌렸다.
채프는 일반적으로 적 비행기가 미사일을 발사할 때 회피를 목적으로 뿌리는 것으로 호주 정찰기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해석된다.
호주 언론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4일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겸 국방장관이 "이건 분명,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중국 측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도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기 직전 이 문제에 우려를 표명했다.
호주 공군기를 상대로 한 중국의 이 같은 행동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중국 해군 함정 1척이 호주 공군의 대잠 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향해 레이저 빔을 발사한 바 있다.
지난 2일에는 캐나다 공군 초계기가 인도·태평양 공역에서 북한의 유엔 제재 위반 여부를 감시하던 중 중국 전투기가 수 십 차례에 걸쳐 6~30m까지 근접 비행을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중국은 국제공역에서 활동하는 다른 나라 정찰기에 대해 쇳가루를 뿌려가며 방해하지만 자신들은 훈련을 빙자해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에 무단으로 진입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 마지막 날인 지난달 24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대거 진입했다.
중국 관영 CCTV의 군사채널은 관련 영상을 웨이보에 공개하며 "중·러 양국 군의 연간 훈련 계획에 따라 양국 공군이 동해, 동중국해, 서태평양 해역 상공에서 연례성 연합 공중 전략 순항을 했다"고 주장했다.
국제법적으로 모든 국가는 특정 국가의 영공과 영해를 제외하고는 하늘과 바다를 통행할 자유를 갖고 있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해당국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할 때는 사전에 통보하는 게 예의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했다.
국제 공역인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펼치던 호주 초계기에 대해서는 쇳가루를 뿌리며 방행하면서도 이웃 국가가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에는 무단으로 진입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