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참사 당시 경찰의 부실 대응을 초래한 현장 지휘관이 비상 통신용 필수 장비인 무전기도 챙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에 따르면 텍사스주 유밸디 교육구 경찰서장 피트 아리돈도는 지난달 24일 사건 현장에 출동했을 때 무전기도 없이 경찰의 대응을 지휘했다.
그는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가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교실에서 총기를 난사했을 때 즉각적인 범인 제압을 지시하지 않고 현장 경찰관들에게 대기하라고 명령한 인물이다.
NYT는 경찰의 부실 대응을 조사 중인 관리들을 인용해 아리돈도 서장이 당시 무전기를 소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때문에 경찰의 현장 대응에 차질이 빚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롤런드 구티에레즈 텍사스주 상원의원도 조사 기관으로부터 같은 내용의 보고를 받았다고 AP 통신에 확인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리돈도 서장은 필수 장비인 무전기도 챙기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된 결정과 이해할 수 없는 지시를 내렸다.
그는 교실에 먼저 도착한 경찰관 2명이 라모스가 쏜 총에 맞아 다쳤다는 보고를 받자 바로 철수를 명령했다.
이는 학교 총격범의 경우 즉각 대응해 사살하거나 체포해야 한다는 표준 대응 지침에 위배되는 것이다.
아리돈도 서장은 이어 일반 휴대폰을 사용해 경찰 통신망에 연결한 뒤 "범인이 AR-15 소총을 갖고 있지만, 교실에 갇힌 상황이고 더 많은 경찰 병력 증원과 학교 포위가 필요하다"는 잘못된 지시를 내렸다.
이후 경찰이 증원되는 동안 총격범 제압은 1시간 넘게 지체됐고,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이 숨지는 참사로 이어졌다.
NYT는 무전기를 지참하지 않은 아리돈도 서장의 현장 소통 실패와 대기 명령이 인명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총격범이 추후 국경순찰대 소속 무장 요원들에 의해 사살된 것도 이들 요원이 아리돈도 서장의 대기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NYT는 전했다.
당시 교실로 들어가지 말라는 무전 지시에도 무장 요원들은 "허가를 기다리는 것은 끝났다"며 자체적으로 판단해 범인을 제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