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만 흔히 알려져 있는 차. 푸조 브랜드 차량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직접 타보면 푸조만의 매력이 디자인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푸조 5008 SUV 1.2 퓨어테크(PureTech) GT팩 모델을 시승했다. 푸조 브랜드 차량의 시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승은 푸조의 매력과 장점이 생각보다 많음을 알게 된 기회가 됐다. 특히 5008은 소형차 위주의 푸조 라인업에서 중형급 니즈를 해소해 준 모델인 것 같다.
푸조는 그동안 국내에 디젤 엔진만 출시했다.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 흐름에 맞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지난 4월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3008과 5008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출시했다.
푸조의 디자인은 차별화된 감성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외관은 강렬하고 세련됐다. 푸조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은 멀리서도 푸조임을 알아볼 수 있는 시그니처 요소다.
측면은 캐릭터 라인을 강조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팬더 부분도 한껏 볼륨감을 살렸다. 후면 디자인 역시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3D 라이트를 적용했다. 차례로 점멸하는 시퀀셜 방향지시등도 장착해 단조로움을 피했다.
실내에 들어와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 포지션이 높아 시야 확보가 좋다. 아이-콕핏(i-Cockpit®)으로 불리는 운전석은 세련되고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특징이다. 운전 중 전방을 보면서 차량 주행 정보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센터 콘솔 위에 피아노 건반 형태의 토글 스위치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7인승인 푸조 5008은 길이가 4650m에 폭 1845mm, 높이 1650mm, 휠베이스는 2840mm다. 1열과 2열은 넉넉하게 공간을 확보했다. 2열 좌석은 등받이 각도를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개별 폴딩도 가능해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만족스럽다. 뒷좌석에도 탑승자를 위한 수납공간과 USB 충전 단자 등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3열은 다소 좁은 게 사실이다. 성인이 탑승해 장시간 이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굳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3열 시트를 접어 적재 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렁크 기본 적재 용량은 237ℓ지만, 3열을 접을 경우 952ℓ로 넓어져 꽤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2열까지 접어서 사용할 경우 최근 유행하는 차박도 가능하다.
푸조 5008 1.2 퓨어테크 가솔린 엔진은 EAT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해 최고출력 131마력과 최대토크 23.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효율은 각각 12.2km/ℓ, 12.1km/ℓ다.
푸조는 특히 엔진 회전수가 낮은 영역에서부터 높은 토크를 발휘해 도심 주행이 많은 한국 소비자에게 최적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행에 나서면 승차감이 부드럽고 변속이 신속한 것이 특징이다. 푸조 5008은 전체적인 디자인 영향으로 아주 크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결코 작은 사이즈가 아니다. 그런데도 가속 페달을 밟으면 큰 차체가 가볍고 부드럽게 나간다. 고속 구간에서도 튀어나가는 힘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브레이크, 감속 기능은 물론 회전 구간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탁월하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각종 주행 보조 시스템도 탁월하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ane Positioning Assist)과 스톱앤고(Stop & Go)기능을 포함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시스템은 운전자가 원하는 위치에 따라 주행 궤적을 확인, 앞차와의 안전 정지거리를 고려해 속도가 자동으로 조정된다. 최신 어드밴스드 비상 제동 시스템(AEBS)과 강화된 도로표지판 인식 기능 등도 포함돼 있다.
푸조 5008 가격은 1.2 퓨어테크 알뤼르 4770만원, GT 5070만원, GT 팩 52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