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4% 뛰면서 2008년 9월 이후 13년 8개월 만에 5%대를 돌파했다.
한국은행은 6~7월에도 5%대의 물가상승 압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3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 직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국제유가와 국제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장기 물가안정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07.56으로 지난해 5월 102.05 대비 5.4%나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급등해 당분간 물가 상승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4월 평균 배럴당 102.7달러에서 5월 108.3달러로 상승했다.
6월 1~2일엔 114.8달러를 기록하면서 3월 이후 처음으로 110달러 선을 넘어섰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대면서비스 수요가 급등하면서 외식, 축산물 등 관련 품목의 물가 오름세도 심상찮다.
다만 물가지수가 6%를 당장 넘어설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수정경제전망 당시 연간 4.5%를 전망한 경로 안에 있는 수준"이라면서 "6%대 가능성은 가장 불투명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흐름 등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