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두통을 호소하다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지연(39)씨가 지난달 25일 충북대병원에서 심장, 폐, 간, 췌장, 양쪽 신장과 이 밖의 조직을 기증하고 숨졌다고 3일 밝혔다.
1983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김씨는 지난달 16일 갑작스러운 두통에 어머니와 함께 응급실에 내원해 진료를 받던 중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다.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뇌사 상태가 됐다.
3년 전 결혼한 김씨는 집을 꾸미는 일을 좋아하고 간단한 음식을 하더라도 주변 사람과 나누는 것을 즐겨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김씨의 가족은 수술 후 '희망이 없다'는 주치의의 말을 듣고 고통스러웠지만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지연이가 살아있는 것과 같다"는 생각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기증원 측은 김씨가 장기기증으로 6명을 살렸고, 조직기증으로 100여명에게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김씨의 어머니는 "짧은 생을 살다 떠나면서도 네 몸을 아끼지 않고 나눠 준 숭고한 마음이 하늘에 닿아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하길 바란다"고 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