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결국 5%대로 올라섰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07.56으로 지난해 5월 102.05 대비 5.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기는 글로벌금융위기 때인 2008년 9월 5.1%에 이후 13년 8개월 만이다.
또, 지난달 상승률 5.4%는 2008년 8월 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3%대에 진입한 뒤 5개월 만인 올해 3월(4.1%) 4%대로 올랐는데 그로부터 불과 두 달 만에 5%대로 뛰었다.
지난달 품목별 상승률은 전기·가스·수도 9.6%, 공업제품 8.3%, 농축수산물 4.2%, 서비스 3.5%다.
전기·가스·수도는 지난달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반영되면서 상승률이 전달 6.8%보다 커졌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 가격은 지난달에도 전년 같은 달 대비 34.8% 급등했는데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부분 금수 조치 추진 등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특히, 경유 가격 상승률이 전달 42.4%에서 지난달 45.8%로 확대됐는데 2008년 7월 5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난달 휘발유 가격 상승률도 27.0%로 여전히 높았지만, 전달 28.5%보다는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5월보다 오히려 0.6% 하락했음에도 축산물 가격이 12.1%나 오르면서 전체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폭이 전달 1.9%보다 확대됐다.
지난달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도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는데 각각 7.6%와 7.4%였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6월 소비자물가가 전달인 5월보다 0.4% 넘게 '하락'하지 않으면 6월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5% 이상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과 2월 각 0.6%였고 3월 이후는 매달 0.7%를 기록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5% 아래로 떨어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앞으로 한동안은 5%대 물가 상승률 지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