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권력 지도, '부동산 민심'이 갈랐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서울의 정치지형이 완전히 뒤집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서울 구청장 25곳 중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을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지만 1일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25곳 중 17곳을 차지한 것이다.
 
서울 구청장 선거 결과와 구별 아파트 평당 매매가격을 비교한 결과는 집값이 비쌀수록 국민의힘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안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지만 지난 4년 만에 집값이 2배가 된 도봉구와 구로구 주민들도 국민의힘 구청장을 선택했다.

지난 대선의 변수가 됐던 '부동산 민심'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파트 평당 가격 높은 자치구, 국민의힘 선택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1 지방선거 개표결과 서울 자치구 25곳에서 모두 17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텃밭'으로 꼽히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는 물론 '한강벨트'로 불리는 마포·영등포·용산·광진·강동·서대문·양천·동작 등에서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우세지역으로 꼽히는 구로구와 도봉구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이런 결과는 구별 아파트 평당 가격 순위와도 맥을 함께 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 평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5월 기준) △강남구(8430만원) △서초구(7771만원) △송파구(6162만원) △용산구(6005만원) 순인데 이들 자치구 주민들은 구청장으로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했다.
 
도봉구(3271만원)와 구로구(3572만원)는 가격이 낮은 자치구이지만 지난 4년간 아파트값 상승률 1위(도봉구 102.3% 상승)와 3위(구로구 92.1% 상승)를 차지하는 등 집값이 급등한 것이 지방선거에 일정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현역 내세운 '텃밭'만 수성

민주당은 현직 구청장을 내세워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노원·중랑·강북·은평·금천·관악·성북 등 8곳에서 승기를 쥐었다.
 
△금천구(2916만원) △중랑구(3155만원) △강북구(3156만원) △은평구(3253만원)는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분류되는데 이들 자치구 주민들은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 내 집값 상위 지역으로 꼽히는 성동구는 60.9%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지만 구청장은 민주당 정원오 구청장 후보를 선택하며 주목받았는데 이는 정 구청장의 '개인기'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구청장은 재직시절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 왕십리역 신설 확정과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 문화관광타운 조성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은 "국민의힘이 서울 구청장 다수를 확보했고, 집값이 많이 오른 도봉구와 구로구에서도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가 당선되는 등 부동산을 향한 민심이 선거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시와 자치구간 협력 사업이나 재정비 사업에 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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