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논란을 거듭하던 부산시교육감 선거 결과 중도보수 후보를 차처했던 하유수 후보가 당선됐다. 첫 번째 도전에서 재선의 현직 교육감을 꺽고 부산시의 유.초.중등 교육을 책임지게 됐다.
이번 선거는 사상 처음 양자 대결로 치러지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됐다. 선거초반부터 고소 고발이 난무했고 양측 선거 캠프는 상대방을 공격하는 성명을 수시로 발표하곤 했다.
하 당선자는 지난해 말 중도보수 교육감후보 단일화를 이루어 낸 뒤 부산 지역 곳곳을 누비며 다녔다.
학부모와 교육계 관계자 대학생 등 표가 있는 곳에는 어디든 달려가 인사를 하고 악수를 하며 자신을 알렸다.
김석준 후보가 현직 교육감 프리미엄이 있었다면 하 당선자는 '프리'한 상태에서 예비 후보로서 자신을 알려온 셈이다.
여기에 지난 3월 대선이 국민의 힘 승리로 끝나면서 하 당선자에게는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
부산시장을 비롯해 구청장 등의 선거에서도 빨간색 바탕의 '국민의 힘' 바람이 불었고 교육감 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흔히들,선거 승리의 요소로 구도와 조직, 바람을 얘기하는데, 구도와 바람이 하 후보에게 기울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하윤수 당선자 개인의 승리이지만, 보수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다.
하 당선자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빨간색 운동화를 신고 다녔고 빨간색 넥타이를 메고 TV토론에 참여했다.
선거 점퍼도 빨간색이고 선거 차량도 빨간색으로 도배됐다. 교육감 선거가 명목상으로나마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겠기에 기호는 없지만 누가봐도 이는 '국민의 힘'적인 것이다.
하 당선자가 부산 지역 16개 구군 가운데 11곳에서 김석준 후보를 이겼지만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북,강서,사상구와 영도, 기장에서 김 후보에게 뒤진 것을 보면 추정할 수 있다.
하 당선자는 선거기간내에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겠다고 주장하며 김석준 후보 체제의 지난 8년간 부산교육을 '깜깜이 교육'이라고 비판했다.
학력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초등학교에는 기초학력진단 평가와 중학교에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해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을 파악해 성적을 높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어린 학생들이 성적 때문에 과도한 경쟁에 노출되고 창의적인 교육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어쨌든 유권자들은 하윤수 후보를 선택했고 당선자가 된 하 후보는 여기에 책임져야 한다.
하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부산이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이 되는 부산발 제 2의 교육혁명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공교육을 정상화해 아이들이 인성과 창의를 배우고 재능의 꽃을 활짝 피우게 하겠다며 기업들이 인재를 찾아 교육도시 부산으로 집중될 수 있도록 전국 최고의 교육도시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러나,선거후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이번 선거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네거티브가 난무했고 양측에서 여러가지 고소.고발이 이루어졌다.
선거가 끝나면 보통 양자가 고소 고발을 취하하기도 하지만 이번의 경우 특정 후보의 편을 든 현직 교육 공무원이 포함된 경우도 있어 쉽게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부산시교육청,나아가 부산교육계의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하 당선자의 학력과 관련해 부산시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한 건도 결과가 주목된다.
학력 허위 기재와 배포는 선거법에서 엄격히 다루는 부분이어서 사법적인 판단이 어떻게 내려지냐에 따라 선거 결과도 좌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 당선자 측은 고의가 아니라 실무진의 실수로 학교명을 잘못 기재했다고는 하지만 실수라고 하기엔 사안이 너무 중한 것이 사실이다.
동시에, 선거 전에 이루어진 각종 여론 조사에서 하 당선자는 6,70대에서는 강세를 보였지만 실질적인 학부모 나이 대인 4~50대에서는 뒤처지는 결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 당선자는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며 동시에 부산 지역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고 창의성까지 높혀야 하는 힘든 책임을 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