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바람은 기초단체장에도 불었다. 국민의힘은 대전 유성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구청장을 싹쓸이했다.
2일 오전 4시 현재 개표율 82.77%에서 국민의힘 서철모 서구청장 후보는 53.74%를 득표했다. 46.25%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후보를 앞서며 당선이 확실시된 서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 최대 이변으로 떠올랐다.
서구는 그동안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분류된 곳이다. 서구의 표심은 민주당이 6·7대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서구청장을 배출하는 든든한 밑거름으로 작용했지만, 3개월 전 치러진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 기반이 무너질 기미를 보였다. 결국 지방선거에서는 상당한 표 차이로 정치 신인인 서철모 후보가 당선되며 민주당의 아성이 무너지게 됐다.
서철모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저를 선택해 주신 이유에 위기의 서구를 혁신하기 위한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구민 여러분의 소망과 염원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제 활성화, 규제 개혁, 꼼꼼한 복지안전망 구축, 주민들의 실생활에 진정 필요한 문제해결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중구 김광신, 동구 박희조, 대덕구 최충규 후보도 당선증을 받게 되면서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일색이었던 기초단체장에도 여당인 국민의힘 바람이 불어 지방 권력이 대부분 교체됐다.
유성에서만 민주당 정용래 후보가 지역구를 사수해 재선에 성공했다. 상대인 국민의힘 진동규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정 후보는 대전지역 유일한 연임 구청장이 됐다.
정 후보는 "저 자신보다는 유성의 발전을 생각하고 거기에 적합한 후보를 선택해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여러 가지 마음의 짐이 생긴다. 정치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더 깊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장과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이유로는 윤석열 정부의 컨벤션 효과와 함께 민주당 심판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전 시민의 선택은 '새 정부 견제'보다는 '정권 안정론'이었다. 결과적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았던 투표율 역시 국민의힘 승리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