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청부사 부담 날린 만루포' KIA 박동원 "폐 끼칠까 봐 수비 열심히 했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박동원. 잠실=김조휘 기자
KIA의 안방마님 박동원이 긴 침묵을 깨고 통쾌한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박동원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원정 경기에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5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팀의 7 대 3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1 대 0으로 앞선 4회초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두산의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박동원은 "홈런을 친 것보다 팀의 승리에 보탬이 돼서 기분이 좋다"면서 "홈런을 쳤을 당시에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승리를 했기 때문에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대 선발 로버트 스탁의 시속 158km 강속구를 받아쳐 홈런을 터뜨렸다. 박동원은 "초구에 스윙하고 공이 너무 빨리서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좀 더 빠른 공에 준비를 했는데 중심에 잘 맞아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타율 2할5리에 그쳤던 박동원은 이날 반등의 계기가 될 만한 신호탄을 쐈다. 그는 "5월에 좀 힘들었지만 코치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다"면서 "6월부터는 잘 할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옆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운 인사를 전했다.

타석에 올라설 때마다 부담이 컸던 모양이다. 박동원은 "타석에서 많은 걸 하려고 하다 보니까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면서 "팀에 폐를 끼칠까 봐 생각이 많았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들려줬다. 그도 그럴 것이 KIA는 지난달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 원, 신인 지명권 등을 키움에 주고 박동원을 데려왔다. 가을야구를 향한 승부수였다.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만큼 어깨가 무거웠다. 박동원은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서 "부담감을 버리고 자신 있게 스윙을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타격 부진은 포수 본연의 역할에도 영향을 끼쳤다. 박동원은 "아무래도 타격으로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다른 부분에서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수비를 좀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발 로니 윌리엄스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동원은 로니에 대해 "호흡을 두 번 맞춰봤다. 아직 판단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 "어떻게든 더 좋은 방향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니는 5이닝 동안 5피안타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24일 박동원은 키움에서 KIA로 이적했다. 약 한 달간 새로운 투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본 박동원은 "투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아직 팀에 온 지 한 달밖에 안 돼서 완벽하진 않다"면서 "더 완벽해질 수 있도록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호흡을 맞추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팀 타율 1위(2할8푼4리)에 올랐던 KIA 타선은 이날도 폭발했다. 8안타를 몰아치며 총 7점을 뽑아냈다. 박동원은 "지금 타자들의 활약이 무섭다. 같은 팀에 있는 게 정말 다행"이라면서 "같은 팀원으로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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