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고 물 건너' 충북 지방선거 각양각색 투표 행렬…크고 작은 소동도

육지의 섬 옥천 오대리 주민도 뱃길 투표, 118살 이용금 할머니도 투표소 찾아
은행, 기숙사 등 이색 투표소 화제, 투표용지 촬영 등 일부 소동도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충북에서도 저마다 독특한 사연을 담은 각양각색의 투표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색다른 장소에 마련된 투표소가 눈길을 끌었고 투표용지 촬영 등 크고 작은 소동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옥천군 제공.

'산 넘고 물 건너' 투표 행렬

 
대청호에 둘러쌓여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리는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도 이날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한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오대리 주민 7명은 이날 오전 배를 타고 대청호를 가로질러 육지로 나와 죽향초등학교에 마련된 옥천읍 제2투표소에서 투표에 참여했다.

이 마을에는 지난 3월 새로운 선박이 배치됐지만 최근 대청호 수위가 낮아져 접안이 어려워지자 낡은 철선을 타고 이동했다.

이세원 이장은 "마을에 14명이 사는 데 일부는 앞서 사전투표를 했다"며 "아직 투표하지 않은 주민들도 오후 배를 타고 투표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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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최고령 118살 이용금 할머니 등 저마다 사연 가진 유권자 발길


충북 옥천의 최고령 유권자인 118살의 이용금 할머니는 지난 3월 대선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투표에 참여했다.

1904년에 태어난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딸과 함께 옥천군 청산면 삼방리 마을회관 투표소를 찾았다.

이 할머니는 신분 확인 절차를 마친 뒤 7장의 투표 용지에 기표하는 등 별다른 문제 없이 투표를 마쳤다.

충주 신니면 제1투표소인 신니면행정복지센터에는 95살의 박태엽 할아버지를 비롯해 90세 이상 고령의 유권자 4명이 소중한 주권을 행사해 눈길을 끌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부터 삼대가 함께 온 가족, 미취학 자녀를 등에 업은 주부, 생애 첫 투표에 나선 학생 등 저마다 사연을 가진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합뉴스 제공.

은행, 기숙사, 시장 고객센터 등 충북 이색 투표소 화제


공공시설이 아닌 은행 등 색다른 장소에 설치된 이색투표소도 화제를 모았다.

청주시 금천동 제5투표소는 새마을금고 본점에, 봉명2.송정동 제4투표소는 LS산전 기숙사 공용시설에 각각 차려졌다.

또 용담.명암.산성동 제2투표소는 주성고등학교 미술실이, 용암1동 제9투표소는 용성중학교 음악실이 각각 투표소로 변신했다.

특히 복대가경시장 고객지원센터도 복대2동 제2투표소로 활용돼 유권자들이 고객지원센터 독서공간인 책쉼터에서 투표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충북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층 또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공간을 찾다보니 민간시설 등을 빌리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충주시 제공.

투표용지 촬영 등 크고 작은 소동도  


충북 충주의 한 투표소에서는 70대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촬영하는 등 이번 투표에서도 어김없이 크고 작은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충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충주시 칠금.금릉동 제3투표소가 마련된 칠금초등학교 체육관에서 70대 남성이 투표용지를 촬영해 이를 제지하는 선거사무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 남성은 투표 용지에 관리관 사인이 없다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증거 자료라며 투표 용지를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장에서 사진을 삭제하고 촬영 사진 확인서를 받은 뒤 해당 남성을 귀가 조치 시켰다.

또 교현2동 제2투표소인 중앙중학교에서는 50대 남성이 투표용지 하단에 관리관 개인 도장이 찍혀 있지 않다고 항의하면서 한때 투표가 지연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선관위 측으로부터 근거 법령 등을 안내 받고 나서야 정상적으로 투표를 마친 뒤 귀가했다.

충주시 관계자는 "투표용지 우측 하단에는 선관위가 만들어 배부한 투표소 관리관 사인이 찍혀 있는데 이들은 개인 도장을 찍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라며 "이런 소동이 일어나 매우 당황스럽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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