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산불이 32시간째 이어지고 있지만, 고온 건조한 바람 탓에 좀처럼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비상이다.
경남도와 산림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9시 28분에 시작한 밀양 산불의 진화율은 1일 오후 5시 현재 58%다.
일출과 동시에 57대의 진화헬기가 투입됐지만, 오전에는 짙은 연기와 안개 등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2대만 운용됐다.
오후부터 진화헬기를 57대까지 늘려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자욱한 연기 탓에 진화 여건이 좋지 못하다.
그러나 바람을 타고 산불 확산 속도가 빠르게 전환하고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 방향으로 바뀌는 국지적 돌풍과 연기는 진화대원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현재 산불이 송전탑 500m, 옥산리 인근 1.2km까지 접근한 상태로, 피해가 없도록 진화헬기가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투하하고 있지만, 불길을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피해 면적(산불영향권 추정)도 몇 시간 만에 392ha까지 늘었다. 이는 축구장 529개 크기와 맞먹는 규모다. 화선 길이도 5.2km로 더 늘었다. 다행히 인명과 시설물 피해는 없으며, 350여 명이 여전히 대피한 상태다.
해가 지는 시간인 오후 7시 30분 이후에는 진화헬기가 뜨지 못해 남은 시간 다른 지역으로의 불길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특수·전문진화대 등 275명, 소방 860명, 경찰 155명, 군인 327명, 공무원 179명 등 1800명에 이르는 인력이 8개 구역으로 나뉘어 불길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소방차 95대와 산불진화차 24대, 지휘차 2대도 투입됐다. 그러나 일부 구역은 산세가 험하고 임도가 없어 진화대원과 차량 진입이 힘들어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소방 자원은 민가와 병원 등에 집중 배치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최우선적으로 피해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야간에는 정예화된 특수진화대를 중심으로 투입하고, 피로도가 높아진 진화인력을 교체할 예정이다.
도는 산불 장기화에 대비해 대응 인력과 추가 장비 조달 여건을 파악 중이다. 도는 산림환경연구원 등 산림 관계부서뿐만 아니라 도내 산림조합, 시군 광역진화인력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해 산불진화에 총력 대응하되, 헬기 운용 등 진화 과정 중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산불 현장에 지시했다.
경남도는 산불진화에 고생하는 진화 인력을 위해 대한적십자사, 산립조합, 경남자원봉사센터, 밀양청년회의소, IBK기업은행, 농협, 밀양보건소 등 많은 단체들이 지원해 주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산불 현장을 지휘 중인 하병필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산불 진화는 민간 피해 예방과 진화대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하고, 산불진화가 완료돼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산불 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와 함께 3단계가 이틀째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