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상기된 목소리로 BTS를 소개했다.
"오늘 브리핑룸에 특별한 손님을 초대해 매우 흥분됩니다. 팝계의 경이로운팀(phenom) BTS입니다."
대변인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멤버 7명은 우리말로 백악관 방문 목적을 돌아가며 설명했다.
이들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 범죄에 놀랍고 마음이 안 좋았다"며 "이런 일의 근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이 자리를 빌어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음악을 사랑하는 다양한 국적과 언어를 가진 '아미' 여러분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며 "한국인의 음악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신기하다"고 했다.
이들은 "이 모든 것을 연결해주는 음악은 참으로 훌륭한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며 "나와 다르다고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있는 존재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리더인 RM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우리가 아티스트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할 기회를 준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에 감사하다"고 영어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이 방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BTS의 선한 영향력을 활용해 아시안 혐오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초대한 것이다.
같은 시간 백악관 본관과 가장 가까운 북쪽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는 세계 각국의 팬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때로는 박자에 맞게 BTS와 각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아누 비스워스는 "음악을 통해 모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BTS는 더 많은 사랑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백악관 브리핑룸도 흥분감이 감돌기는 마찬가지였다.
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없이 각국의 특파원들이 운집했다.
49석의 고정석을 모두 메운 것을 비롯해 100여명 가까운 기자들이 복도까지 진을 쳤다. 기자들도 스스로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들 역시 BTS의 일거수일투족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바빴다.
BTS의 간단한 방문 소감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장도
겸연쩍은 듯 말했다.
"오늘 집에 기서 애들한테 내 브리핑 오프닝을 BTS가 해줬다고 이야기해야겠군요. 오늘 아침 출근할 때까지도 BTS가 나온다는 걸 몰랐습니다."
터줏대감 미국기자들은 "백악관 브리핑룸이 이렇게 붐비기는 처음"이라며 BTS의 인기를 새삼 실감했다는 반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