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막이 1일 올랐다. 이번 선거에서는 크게 경기도지사 당선자, 이재명 인천 계양을 후보 성적, 투표율이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지방선거 본투표 개막…경기도 김동연 vs 김은혜 격돌 '주목'
6.1 지방·보궐선거 본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는 전국 1만 4465곳 투표소 중 지정된 곳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같은날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투표할 수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포인트로 민주당 김동연 후보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겨루고 있는 경기도지사 선거가 꼽힌다. 인구 1300만 명이 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인데다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는 최근까지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였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 CBS가 (주)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경기도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23~25일 조사한 결과 김동연 후보 지지율은 47.3%로 김은혜 후보 43.6%를 앞섰지만 오차범위 내였다. (ARS 여론조사. 응답률 4.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당시 경기도 지지율은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0.94%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45.62%보다 높게 나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국민의힘 후보들이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정치인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를 누릴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누가 당선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선 경기도지사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김은혜 후보가 '윤핵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지원유세에서 "윤 대통령이 가장 아끼고 믿고 신뢰하는 김은혜 후보가 당선되면 중앙정부와 경기도정부가 힘을 합쳐 새로운 경기특별도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인천계양을 후보의 '정치적 텃밭'인 경기도를 양보할 수 없다며 사활을 걸고 있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성남과 경기도는 이 후보가 향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곳"이라며 "특히 성남과 경기에서 이 후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절대 사수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후보 대선캠프 인사 상당수는 김동연 후보 캠프로 건너가 선거를 지원하고 있다.
'발 묶인' 이재명, 계양을 성적은?…정치생명 영향 줄 듯
이재명 후보가 보궐선거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도 주목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민주당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정치생명이 위협받는지 갈리기 때문이다.
'대선주자급'인 이 후보는 인천 계양을에서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며 전국 유세를 지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와 지지율이 붙어버리면서 예상치 못한 격전지로 부상했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23~24일 800명에게 실시한 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42.5%, 윤 후보는 42.7%로 초박빙이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p.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계양을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5번 당선됐던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다. 이 후보가 텃밭에서 윤 후보에게 패한다면 정치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패배에 따른 반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연고도 없는 계양을에 갑자기 출마한 것에 대한 책임이 요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윤 후보와의 격차가 근소하다면 마찬가지로 면을 구기게 된다. 3월까지만 해도 대선 후보였던 이 후보가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윤 후보와 비슷한 지지를 받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전체 지방선거 성적도 중요하다. 이 후보가 등판 당시 지방선거 과반승리를 주장하며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한 만큼 패장의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이 후보가 계양을에서 여유롭게 승리하고 전체 선거도 선방한다면 향후 정치행보에 힘을 받을 수 있다. 국회의원 신분을 통해 자신을 향한 수사 부담을 일정 부분 덜 수 있고 향후 전당대회에서 당권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이 후보는 유세 시간의 대부분을 인천 계양을에 할애하고 있다. 발이 묶인 셈이다.
본투표율 얼마나 나올까?…尹 정부 평가 영향받을 듯
이번에 본투표율이 얼마나 높게 집계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지만 이번에는 대선주자급인 이재명·안철수 후보의 출마로 '대선 2라운드'로 격이 올라갔다.실제로 지난 27·28일 사전투표에서 지방선거 역대 최대인 20.62%의 투표율이 나오면서 여야 모두 본투표율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최근 연일 수도권과 충청도에 집중 유세를 나서며 중도층 표심잡기에 집중했다.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민주당은 "투표하면 이긴다"는 표어를 내걸며 지지층의 적극적인 투표를 촉구하고 있다. 여야는 앞서 지난 29일 소상공인·자영영업자 손실보상 추경 처리에 긴 시간을 쏟으며 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관심이 집중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본투표율에 반영될 수 있다. 지방선거의 경우 유권자들이 인물에 대한 평가보다 소속 정당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 지점이다. 실제로 여야는 각각 '정국안정론', '정권견제론'을 내세우며 윤 정권에 대한 평가를 투표율 제고로 이끌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