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아파트를 지은 혐의로 고발된 건설사 대표들이 검찰에 넘겨진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건설사 대방건설·제이에스글로벌·대광이엔씨 대표 3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또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로 건설사 2곳의 직원 4명도 불구속 송치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 3곳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건설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인 인천 검단신도시에 44개 동, 3400세대 규모 아파트를 지었다.
아파트가 건설된 곳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이 구역에 건축물을 지으려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청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관할 구청인 인천 서구청은 2019년 당시 문화재청 허가없이 준공 사업 승인을 내줬다.
건설사들은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사업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가 2014년 문화재 관련 허가를 받았고, 이후 서구청의 주택사업 승인을 받아 적법하게 아파트를 지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조사 끝에 건설사들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혐의가 있는 건설사 관계자들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5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의 무덤으로 사적 202호다. 이 능은 인조 대왕릉인 파주 장릉에서 봤을 때 계양산까지 일직선상에 놓여 있어 그 경관의 가치를 인정 받아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편 인천 서구청은 전날 3400여 세대 중 건설사 대광이엔씨가 지은 735세대 규모 아파트의 입주를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