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중견수 일라이 화이트의 호수비에 홈런을 도둑 맞았지만 최지만(31·탬파베이 레이스)은 오히려 밝게 웃었다. 비록 상대 팀 선수지만 믿기 힘든 수비를 선보인 화이트에 감탄한듯한 표정이었다.
그럴만 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를 포함한 다수의 미국 매체들이 화이트의 수비에 '올해의 캐치', '세기의 홈런 도둑' 등 화려한 수식어를 갖다 붙일 정도였다.
최지만은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부터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최지만은 1회초 1사 1,2루에서 텍사스 선발투수 글렌 오토가 던진 체인지업을 강하게 때렸다. 공은 멀리 날아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하지만 최지만의 타구는 담장 밖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공은 중앙 펜스 앞에서 놀라운 점프 실력을 발휘한 화이트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3점 홈런을 허용할 위기를 넘긴 오토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홈런을 확신했던 최지만은 타구가 잡히자 허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최지만은 화이트의 수비가 믿을 수 없다는 듯 한동안 미소를 거두지 못했다.
오토는 경기 후 지역 언론 댈러스모닝뉴스를 통해 "화이트는 스파이더맨 같았다. 그가 나를 구했다. 마치 사슴처럼 질주해 담장 위로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본 최고의 플레이 중 하나"라고 감탄한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나는 그가 점프를 너무 일찍 했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 그는 계속 날아오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1회부터 나온 '역대급' 수비에 분위기가 살아난 텍사스는 탬파베이를 9대5로 눌렀다.
최지만의 홈런을 훔친 화이트는 2회말 공격에서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3안타 2득점 2타점 활약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최지만은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3회초 펜스 상단에 맞는 강한 타구를 날렸다. 이번에도 텍사스 외야 수비가 빛났다. 완벽에 가까운 후속 대응에 최지만은 2루에서 잡혔다.
안타 1개를 추가한 최지만은 시즌 타율을 0.260에서 0.263으로 끌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