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집권을 도운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사위가 지난달 크렘린 고문 역할을 사임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초대 대통령인 옐친의 사위인 발렌틴 유마셰프의 생각을 잘 아는 2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30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무보수 고문으로 일한 유마셰프는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푸틴 행정부에 남아있던 옐친 관련된 인물 중 한 명이 사임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옐친 전 대통령은 자유주의적 개혁과 개방의 시대를 이끌었다. 즉 러시아 정부 안에 남아있던 자유주의 개혁‧개방의 상징적 인물이 푸틴을 떠난 셈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유마셰프의 사임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고, 로이터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유마셰프 역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유마셰프가 이사로 있는 보리스옐친재단의 류드밀라 텔렌 제1부회장은 로이터에 "유마셰프가 4월 크렘린궁 고문 역할을 그만뒀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그의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인물도 유마셰프가 지난 4월 대통령 고문직에서 사임했다고 덧붙였다.
1991년부터 1999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옐친 정부에서 유마셰프는 크렘린 고문으로 일핬고 이후 크렘린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그는 옐친 전 대통령의 딸 타티야나와 결혼했다.
그는 1997년 비밀경찰 및 첩보조직인 KGB 요원이던 푸틴을 크렘린 부비서실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승진은 푸틴이 옐친 전 대통령에 이어 2000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발판이 됐다.
앞서 옐친 시대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인 아나톨리 추바이스 당시 대통령 특별대표도 지난 3월 자리를 떠났다. 이달 주 UN 러시아 대표단의 한 외교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