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감소하면서 회복세를 이어 오던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생산)은 전달인 지난 3월 대비 0.7%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은 1.4% 늘며 3월(1.2%)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지만, 광공업생산이 3.3%나 줄었다.
광공업생산이 전달보다 감소하기는 지난해 9월(-2.5%) 이후 7개월 만이다.
기획재정부는 4월 들어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이전까지 6개월 연속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중첩돼 광공업생산이 감소 반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서비스업생산은 거리두기가 해제로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2개월 연속 1%를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재부는 "전체 서비스업생산이 코로나 이전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인 가운데 숙박·음식과 운수 등 대면서비스업도 코로나 직전 수준을 80% 이상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 내지 개선 흐름 주춤하는 모습"
지난달 소매판매(소비)도 3월보다 0.2% 줄었다. 전달 -0.7%에 이어 두 달째 감소가 이어졌다.
확진자 감소와 거리두기 해제 등 방역 상황 개선으로 의약품 및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됐다.
비내구재 판매는 전달 4.1% 증가에서 지난달 3.4% 감소로 급반전했다.
설비투자(투자) 역시 지난 3월보다 7.5%나 하락했다. 2월 -5.6%와 3월 -2.2%에 이어 3개월째 감소를 반복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주요 기업의 반도체 장비 도입 지연이 설비투자 감소세 지속 요인으로 꼽혔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는 코로나19 사태 촉발 직후인 2020년 2월(생산 -3.2%, 소비 -6.4%, 투자 -6.5%) 이후 26개월 만이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 회복 내지 개선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대외 리스크와 내수 불안 등 불확실성 커"
이런 가운데 앞으로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3월보다 0.3포인트 떨어져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연속 전달 대비 하락했다.
글로벌금융위기 시기인 2007년 12월부터 2009년 1월까지 14개월 이후 최장 기간 하락이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하락해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전달보다 떨어졌다.
기재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외 리스크가 지속하면서 경제심리가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 등 내수에도 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어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다만, 2차 추경 확정에 따른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 효과 그리고 주요 기업의 대규모 중장기 투자 계획 발표 등 긍정적 요인도 있다"고 기재부는 덧붙였다.
기재부는 "대외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력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회복세를 공공히 하기 위해 민생 안정과 경제 활력 제고 및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다음 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