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첫 방사 반달곰, 증손주 봤다…4세대 새끼 탐지

무인센서카메라에 찍힌 어미곰 KF-94와 새끼. 국립공원공단 제공
지리산에서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반달가슴곰들이 4세대 개체까지 번식했다. 4세대 새끼곰의 3대 조상인 18년 전 방사 개체도 건강해 지리산에 반달가슴곰 4대가 공존하게 됐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겨울 지리산 일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반달가슴곰의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3마리의 어미곰으로부터 5마리 새끼가 추가로 태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로써 현재 지리산 일대 야생에서 서식 중인 반달가슴곰은 총 79마리로 추정된다.
 
국립공원공단은 올해 4월 중순부터 5월 초 동면에서 깨어난 어미곰들이 새끼와 함께 동면굴에서 나오는 모습이 무인감지카메라와 육안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5마리 새끼들의 성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출산한 어미곰은 각각 RF-05, KF-47, KF-94로 식별부호가 부여된 3마리다. R은 러시아, K는 우리나라, F는 암컷, 각 숫자는 관리번호를 뜻한다.
 
이 가운데 2018년생 KF-94가 낳은 1마리는 2004년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개시 이래 자연에서 태어난 최초의 4세대 새끼곰이다. 모계를 거슬러 짚으면 KF-94의 어미가 2012년생 KF-52, 외할머니가 2004년생 RF-05다.
 
RF-05는 이번에 출산한 어미곰 3마리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개체로, 2마리를 출산했다. 이에 따라 이 개체는 올해 자신이 낳은 자녀와 증손자녀가 함께 유년기를 보내는 상황을 맞게 됐다.
 
RF-05는 2004년 복원사업 첫해 러시아로부터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된 최초의 6마리 중 하나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지리산에서 7회에 걸쳐 총 10마리를 출산했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노산이었음에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어미곰은 2014년생 KF-47로 2마리를 출산했다. 이 개체는 2018년 2마리, 2020년 1마리를 출산한 바 있다.
 
지리산에서는 2009년 2마리를 시작으로 해마다 어미곰들의 출산이 이어져 현재까지 71마리가 자연에서 태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2마리는 야생에 서식 중이고, 3마리는 야생성을 잃는 바람에 회수돼 생태학습장에서 지내고 있으며, 6마리는 폐사했다.
 
지리산에 서식하는 총 개체수 79마리는 야생 출생 62마리와 자연학습장 출생 뒤 방사된 17마리를 합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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