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도베르만' 조보아 "軍 가혹행위, 마음 무거웠죠"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군검사 차우인 역을 연기한 배우 조보아. 키이스트 제공
'골목식당'의 친절한 조보아는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 없었다. 군검사 겸 다크히어로 차우인 만이 냉정과 열정을 오가며 존재했을 뿐이다. 생소한 '군검사' 캐릭터와 다크히어로 '레드우인' 사이에서 조보아는 영리하게 움직였다. 20대부터 '열일'로 쌓은 '내공'이 진가를 발휘했다.

실제로 만난 조보아는 카리스마 넘치는 차우인과는 180도 달랐다. 다만 부족한 점을 배우고 부딪히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근성만큼은 단단하게 여물어 있었다.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겨 종영하자 눈물이 난 것도 최선을 다한 까닭이다.

10년 전 데뷔작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밴드' 당시의 조보아를 떠올려 보면 결코 '뛰어난' 연기력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조보아는 현장에서 끊임없이 배우길 주저하지 않았다. '내가 아닌 캐릭터로 보이고 싶은' 그 소망을 이루기까지 뭐든지 열심을 다한 순간들이 있었다.

조보아는 여전히 쉬지 않고 달려나갈 예정이다. '군검사 도베르만'을 통해 액션, 군인 역할 등 고난도 미션을 해내면서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조보아가 보여준 연기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다음은 조보아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군검사 차우인 역을 연기한 배우 조보아. 키이스트 제공
Q 최종회가 10.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두 자릿수를 넘겨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영했다


A 눈물이 났다.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스태프들, 감독님, 작가님을 위한 큰 선물 같은 느낌이라 감사했다. 개인적으로는 시청률 10%보다 8%가 감사했다. 그 8%는 진짜 항상 보시는 분들이 꾸준히 시청을 해줬다는 느낌이다. 사전 제작이 아니라서 시청자 반응을 보면서 촬영했는데 현장 분위기가 덕분에 즐겁게 올라갔다.

Q 아직 '군기'가 덜 빠진 느낌이다. 군검사 역할에 많이 몰입해서 그런가

A 군인 행동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는 말을 들으면 뿌듯하다.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컸고, 몰입을 했어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다. 그저께 가족들을 만났는데 성격이 좀 털털하게 변했다고 하더라. 군복을 입으면 8자 걸음에 보폭이 커지기도 하고, 액션 장면을 찍고 연습을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장난스럽게 손이 나가는 경험도 있었다. 행동에 변화가 많았다. '다나까'를 일상생활에서 쓰니까 편하고 좋더라. 어른들에게 말씀드릴 때는 유지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Q '골목식당'의 친근한 이미지와는 정반대 캐릭터였다. 쇼트 커트 등 변신을 의도한 부분도 있을까

A '골목식당' 조보아 이미지가 컸는데 바꾸기 보다는 그런 이미지가 있는 게 감사했고, 이번 작품 통해서 캐릭터로만 보여지기를 원했다. 군인 역할이나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차우인'이라는 반응을 듣고 싶었는데 조금 들은 것 같다. 다른 작품보다 저를 진짜 군검사 차우인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있을 때마다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작품 속 캐릭터로 보여지고 싶은 욕심은 있었던 것 같다.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군검사 차우인 역을 연기한 배우 조보아. 키이스트 제공
Q 군인 뿐만 아니라 검사 역할도 소화해야 했다.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장면이 있다면


A 군인 역할은 머리를 자르고 군복을 입는 부분이 더 몰입하기 편했다. 어려웠던 씬은 아무래도 법정씬이었던 것 같다. 대사가 굉장히 많은데 용어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입에 편하게 붙지 않았다. 계속 대본 읽고 또 읽으면서 준비했다. 어려웠던 만큼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 씬이기도 하다. 애국회 관련 브리핑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감정 전달도 없고 정보 제공만 하는 대사라서 외우는데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옛날에 주신 대사라 계속 외워서 입에 붙었다. 5부 이후부터 재판에 들어가면서 대사가 너무 쏟아지니까 정신을 못 차리고 촬영을 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의 내가 존경스럽다. 저야 주어진 대사만 외워서 전달하는 거지만 법조인 분들은 이걸 어떻게 하시나 싶었다. 너무 힘들었어서 당분간 법정 드라마는 쉬지 않을까. (웃음)

Q '레드우인'의 사적인 복수는 어떻게 보면 극적인 설정이다. 또 실제로 대본에 반영된 군대 가혹행위 등 사건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A (군대 가혹행위 등이) 사회적 이슈이긴 했지만 우리가 쉽게 접할 내용들은 아니었다. 얼핏 이야기만 들었었지 이런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었다. 실제 사건 바탕으로 한 대본을 보면서 마음이 안 좋았다. 감정이 무겁고 숙연해졌다. 촬영 현장에서도 그걸 눌러가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이 사회는 법을 피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 부분을 '레드우인'이 처단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통쾌하면서도 비현실적인 게 마음에 걸리긴 했다. 결국 마지막회에 차우인이 자수를 하면서 군검사를 그만두는 게 '범죄는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게 아닌가 싶다.

Q 검사 차우인이 변신한 다크히어로 '레드우인'의 액션 장면도 만만치 않았다

A 작품을 하기로 확정이 난 다음 3개월 정도 시간이 있었다.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기초부터 배웠고, 몸을 잘 쓸 줄 몰라서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제가 준비한 기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촬영 초반에는 너무 아쉽고 좀 더했으면 좋았을 부분이 많았다. 마지막에야 몸이 풀리더라. (웃음) 그래서 다음 작품에서 또 도전해보고 싶다. 재능은 없지만 열심히 한만큼 나오지 않을까. 이번에 해보니 열심히 하면 그럴듯하게 나올 수 있겠다 싶었다.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군검사 차우인 역을 연기한 배우 조보아. 키이스트 제공
Q 같은 군검사 도배만 역의 안보현, '빌런' 사단장 노화영 역의 오연수 등 동료, 선배 배우들과 폭넓게 호흡을 맞췄다. 현장에서는 어땠나. 안보현과는 약간의 로맨스밖에 없어 아쉽지는 않았는지


A 확실히 선배님이 계시면 촬영장의 틀이 잡힌다. 평안해지고 긴장이 풀려서 너무 좋았다. 보통 촬영 현장에 저보다 선배인 분들이 많았는데 (안)보현 오빠와 연기하면서 또래 배우와는 이런 재미가 있다고 느꼈다. (로맨스는) 저희끼리 이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드라마가 보내는 메시지가 너무 많다 보니 로맨스까지 껴버리면 방향이 틀어질 거라는 생각도 있었다. 원래 로맨스는 아예 없었는데 작가님께서 반응에 맞춰서 조금씩 넣어 주셨다. 그래도 아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했다.

Q 데뷔 이후 쉬지 않고 달려왔다. 10년 동안 공백기가 없다시피 '열일'을 해왔는데 지치지 않나

A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힐링되고 자존감이 올라간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바라게 되는 것 같다. 20대 당시에는 꾸준히 현장에서 부딪히고 선배들 연기에서 배울 부분이 크다고 생각해서 작품을 끊임없이 했었다. 이번 작품 이후에는 해보고 싶은 게 많아졌다. 복합 장르나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 이번에는 검사 역할도 컸으니 본격 군대 드라마도 또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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