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제주 관광을 말살시키는 무성의한 공약"이라며 연일 강공을 퍼붓고 있다.
그러자 이 후보 측은 "이준석 대표의 거짓선동이 구역질 난다"고 거칠게 반박했다.
28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인천 계양구를 방문해 사전투표를 한 뒤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대선 때도 꺼내려고 했다가 민주당이 스스로 폐기한 공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출마 당시 이 후보의 서울 강서구 공약을 보면, 김포공항은 강서구 핵심이기 때문에 존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 있다"며 "세 달도 지나지 않아서 입장을 바꾸는 것은 무성의하고 두서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장 송영길 후보는 김포공항을 이전하면 서울 강남주민은 청주공항을, 동쪽 주민은 원주공항을 이용하면 된다는 완전한 망언을 했다"며 "아무 생각도 없이 계양을 선거를 위해 제주 관광을 말살하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의 경쟁후보이자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도 이 후보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허황되기 짝이 없다"며 "대선에서조차 자신들이 폐기했던 걸 두 달도 안 돼서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주민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측 "이준석 거짓선동 구역질 난다"
국민의힘의 조직적인 공세에 이재명 후보 측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 후보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포공항 이전에 부정적인) 이준석 대표는 제주관광을 살리고 수도권 서부 대개발까지 할 수 있는 주민 숙원을 짓밟았다"며 "무식하면 용감한 건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의 거짓선동을 위한 막말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무당이 사람 잡고, 빈 수레가 요란한데 이 대표의 주장은 교통정책의 ABC도 모르는 낯뜨거운 주장"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인천공항으로 연결되는 GTX-D Y노선(인천공항-청라-계양)을 추진하면 강남에서 김포공항보다 인천공항을 가는 시간이 더 단축되고, 결국 제주 관광을 위한 접근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여당대표의 언행 앞에 국민 여러분의 실망과 한숨만 늘어간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비방이 구역질 난다"며 거칠게 반박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즉각 무제한 토론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재명 후보가 그렇게 당당하다면 김포공항 이전을 놓고 현실성과 장단에 대해 저와 무제한 토론을 하자"며 "여당 대표를 토론에서 박살내고 전국 선거 분위기를 띄울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제주 관광 말살'? 민주당 제주도당 "무책임한 여당 대표"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제주특별자치도당은 국민의힘과 이준석 대표를 향해 "도민 갈라치기 하는 나쁜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 등이 김포공항이 이전되면 도심접근성이 떨어져 '제주도 관광이 말살될 수 있다'고 연일 주장하자 반박 입장을 낸 것이다.
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담화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수도권 지역 후보(이재명 후보)의 정책 발표 단계에 불과한 김포공항 이전 발언과 관련해 '제주관광 말살' 프레임을 씌웠다"며 "국민의힘 허향진 도지사 후보 등은 한술 더 떠 '제주경제 파탄' 프레임으로 확산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악의적인 갈등 조장 프레임 씌우기는 없어져야 할 정치적 병폐이자 나쁜 정치 모략이고 선동"이라며 "더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도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 후보 측과의 갈등 논란에 대해선 각 지역 후보로서 얼마든지 낼 수 있는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제주도당 관계자는 "(이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가 지역 정세에 맞게 얼마든지 낼 수 있는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제주도에서도 제주도 상황에 맞는 입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은 '제주도 관광 말살' 등 극단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발언은 제주도민을 분열시키는 것이자, 여당 대표가 하기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했다.
한편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이 후보가 계양을 선거에 나서며 내놓은 대표 공약이다. 이 후보는 최근 토론회에서 "비행기 운행 시 발생하는 탄소문제 등으로 국내 단거리 항공편은 폐지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며 "김포공항 일부를 인천공항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하고, 강서지역과 김포지역, 계양을 엮어서 강남에 버금가는 새로운 강서 대개발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포공항 부지에 20만 호의 주택을 조성하고 이 중 30%를 청년주택으로 제공해 청년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소음으로 고통받고 고도 제한으로 규제 받아 온 주민들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히는 등 연일 공약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