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36C(36개의 코어가 있다는 의미) 케이블을 다른 교육생분들이 탈피해놓으신 건데요. 여기서 등색에 청색을 한번 찾아봐 주세요." ※헷갈림을 방지하기 위해 색깔로 코어 색을 구분해놓음
시력이 1.0으로 좋다고 자부했지만 수십 개의 얇은 선들을 보니 눈이 침침해지는 기분이었다. '청색'으로 코팅된 광코어을 뽑아낼 때는 손이 덜덜 떨렸다. 끝부분을 잡아 코팅 부분만 '탈피'해야 하는데 그만 '잘라'버렸다. 아뿔싸.
몇 번을 헤매다 결국 진행자의 도움으로 두 가닥의 광코어를 접속기에 넣어 붙이는 '접속'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접속이 제대로 되려면 양코어가 정확하게 일치해야 한다. 얼핏 간단해 보이는 작업이나 상당한 숙련도가 필요한 작업임을 깨달았다.
지난 26일 기자는 대전에 위치한 LG유플러스 품질안전 종합훈련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광코어 체험관 △네트워크 안전체험관 △무선/HFC 실습장 △IP/SOHO 실습장 등 4개의 훈련장과 △홈IoT 인증센터 △네트워크 연동시험실 등 2개의 시험실로 구성돼 있다.
훈련장은 직원들의 숙련도와 안전 교육을 위해, 시험실은 제품과 품질의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0년에 개관했으나 코로나 등으로 인해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로지 인력에 이뤄지는 작업인 만큼 작업자들의 '숙련도'가 빠른 복구의 '핵심'이 된다. 이를 위해 야간 상황을 가정한 훈련도 이뤄진다. 버킷 차량에 탑재된 작업대와 동일한 너비의 작업대에서 안전모의 플래시에만 의존한 채로 연결해보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시간을 단축하고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반복 훈련과 사내통신기술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에 36C 케이블을 모두 가장 빨리 복구한 조(2인) 시간을 측정해보니 26분이 걸렸다"고 했다.
'네트워크 안전체험관'은 통신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리 체험해보는 데 목적이 있다. 통신주 추락이나 사다리 전도, 지붕 미끄러짐 등 통신 현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8가지 대표적 위험 상황(통신업 특화 체험시설)을 반영한 총 15종의 체험시설이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네트워크 부문의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연간 40과정·100회차 이상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LG유플러스 김중남 네트워크안전관리팀장은 "네트워크 안전체험관에서 교육을 받고 나면 직원들이 위험한 공간에서 작업할 경우 현장대응역량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며 "체험을 통해 유사 사고 사례를 체험하고, 안전 마인드가 향상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 외 무선/HFC 실습장은 네트워크 현장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기지국 안테나를 비롯한 각종 유·무선 장비를 교체하고 복구하는 작업을 실습하는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광동축혼합망(HFC)망의 분배센터와 동축케이블 구간에 사용되는 광통신장치(ONU), 간선분배증폭기(TBA), 전원공급기(UPS) 등 22종의 장비를 현장과 동일하게 구성해 장애처리 및 복구 실습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IP/SOHO 실습장은 U+tv(IPTV)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개통과 신속한 장애복구를 교육한다. 교육생이 실제 고객에게 제공되는 U+tv 서비스 상황을 모니터로 직접 지켜보며 개통작업과 장애 복구 작업을 학습할 수 있다.
홈IoT 인증센터는 고객환경시험실, 무선환경시험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고객환경시험실은 고객의 집 안과 동일한 시험 환경을 구축해놨다. 30평 규모로 구성된 이곳은 흡사 가정집 느낌이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상품 출시 전 실제와 같은 상황에서 꼼꼼하게 기능을 사전 점검하도록 해 상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다"며 "1년 내내 시험 일정이 꽉 차 있다"고 했다. WiFi 6E 공유기 기술 등과 심리스 핸드오버 기술 등이 검증된다. 무선환경시험실에서는 WiFi 6E를 포함한 홈와이파이 공유기의 무선시험 측정, 중소 협력사를 위한 시험환경이 조성돼 있다.
LG유플러스는 품질안전 종합훈련센터 등을 중심으로 무사고·무장애·무결점 3無 ESG 경영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권준혁 네트워크부문장(전무)은 "대전 R&D 센터는 네트워크 장애발생 제로, 안전사고 제로를 견인함으로써 고객에게 사랑받는 일등 네트워크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품질에 대한 고객의 페인포인트(Pain-point)를 없애면서도 무사고·무장애·무결점 사업장을 만들고 나아가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