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는 전기차에 내연기관의 기술력을 그대로 담았다고 자부한다. 특히 'e-트론(e-tron) GT'는 아우디코리아 제프 매너링(Jeffrey Mannering) 사장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화한 아우디 DNA를 계승하고 있다고 소개할 정도다.
e-트론 GT는 아니지만, 아우디가 지난해 9월 출시한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 모델을 시승했다. 지난해 11월 아우디가 마련한 익스피리언스 미디어 행사에서 잠깐 타볼 기회가 있었지만, 본격적인 시승은 처음이다.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는 전장 4900mm, 전폭 1935mm이며 전고는 첫 e-트론과 비교하면 100mm 낮아진 1675mm 크기를 지녔다. 이 때문에 더욱 스포티한 느낌이 나는 듯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특징인 넓은 공간을 살리고 뒷부분의 루프라인이 날렵하게 내려온 쿠페의 우아함을 지녔다. 특히 배터리를 차체 하단에 넓게 배치하다 보니 실내는 넓은 레그룸을 확보해 여유롭다.
전면부 수직 스트럿이 들어간 특유의 8각형 싱글프레임 프론트 그릴과 배기 파이프가 없는 디퓨저 등은 전기차 특징을 그대로 보여줬다. 디지털 카메라를 설치한 버츄얼 사이드미러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아우디 측에 따르면 기존 외부 사이드미러 대비 자동차의 전폭을 15cm가량 줄여 효율성까지 잡았다. 다만 버츄얼 사이드미러는 시동을 끄고 잠금장치를 작동해도 접히지 않는다. 굳이 접지 않더라도 차지하는 폭이 넓지 않아 좁은 주차 공간 등에서도 걸리는 등 불편한 점은 없다. 다만 최근 사이드미러가 접히지 않은 차량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접는 방식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에는 두 개의 강력한 전기 모터가 차량의 전방 및 후방 액슬에 각각 탑재돼 합산 최고 출력 360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부스트 모드를 작동하면 408마력이다. 최대 토크는 57.2kg.m이다. 토크도 부스트 모드로는 67.7kg.m까지 개선된다.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는 이 같은 출력을 바탕으로 강력하고 다이내믹한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 없이 즉각 반응하며 속도를 끌어올린다. 고속 질주에 걸맞게 감속 기능도 뛰어나다. 주행 중 엔진 소리는 물론 이중접합 차음 유리 방식으로 귀에 거슬리는 외부 소음도 거의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는 95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복합기준 304km를 주행할 수 있다. 중앙에 낮게 자리 잡은 배터리는 넓은 실내 공간은 물론 안전성과 스포티한 주행, 정확한 핸들링에 도움을 준다고 아우디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