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가 시속 11.9km 더 빨라도…'팔색조' 류현진이 더 빛났다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2022시즌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97.2마일(약 156.4km),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평균은 89.8마일(약 시속 144.5km)이다.

타석에서는 거포로 활약하는 오타니 쇼헤이는 메이저리그 투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속구 투수다. 반면,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과 정교한 제구력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정반대 유형의 투수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과 토론토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20년에 양대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등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서로 다른 유형의 선발투수들이 만난 가운데 '팔색조' 류현진이 '파이어볼러' 오타니에 판정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6회까지 던지면서 삼진을 10개나 잡았다. 하지만 홈런 2개를 포함해 6안타 1볼넷을 내줬고 5실점을 기록했다.

공은 빨랐지만 오타니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평소보다 떨어진 편이었다. 조지 스프링어는 1회말 오타니가 던진 빠른 공을 때려 선두타자 홈런을 쳤다. 블라디미르 게레로는 5회부터 변화구를 많이 섞은 오타니의 투구 패턴을 이해하고 6회초 커브를 때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류현진에게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5이닝 동안 주자 7명을 내보냈다. 여러 차례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류현진. 연합뉴스

하지만 류현진다운 경기 내용이었다. 잘 맞은 타구는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안타 대다수는 약한 타구에서 비롯됐다. 다만 코스가 좋았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실점을 최소화 했다. 고비마다 땅볼을 유도해 대량 실점 위기를 막았다. 1회말에 오타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계속된 득점권 상황에서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고비를 넘겼다.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이 빛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10타수 무안타 삼진 4개로 부진했던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 마이크 트라웃은 여전히 류현진을 상대로 타격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류현진은 트라웃과 세 차례 대결에서 평범한 뜬공 타구 2개, 약한 땅볼 타구 1개를 끌어내며 가볍게 요리했다.

토론토는 에인절스 강타선을 상대로 분전한 류현진의 호투를 발판 삼아 6대3으로 이겼다. 이로써 류현진은 2경기 연속 선발승으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은 5.48로 낮아졌다.

4전5기 끝에 메이저리그 한일 선발 맞대결에서 첫 승을 따내면서 징크스도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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