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장관은 "52시간 문제 있다", 게임사 직원들은 '부글부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과로 자살 때문에 만들어진 법인데 다시 돌린다고요?"

입장을 묻는 질문에 격양된 목소리가 돌아왔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주 52시간제를 모든 기업에게 적용하는 건 문제라며 제도 유연화 입장을 공식 밝히자 게임사 직원들은 한결같이 "말도 안 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이영 장관은 26일 경기 판교에 위치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존에서 게임 및 소프트웨어(SW) 중소·벤처기업 대표들과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그는 "주52시간은 노동 착취의 열악한 환경을 가진 기업을 제재하기 위한 선의의 제도"라며 "다만 모든 기업과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은 문제이며 말이 안되는 것"이라며 제도 수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는 주52시간 적용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국회 법 개정이 어려우면 현장에서의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노조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넥슨 노조 배수찬 지회장은 "노조가 없는 게임 회사도 상당히 많은데 노사 합의를 통한 유연성 확대는 직원들에게 불리하다"며 "인원을 더 뽑는 대신 노동자들을 혹사시키는 방안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성남 판교에 위치한 넥슨 사옥. 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게임사 직원은 "포괄임금제가 시행중인 곳은 어차피 수당을 안 줘도 되니까 지금도 업무 시간을 책정하지 않는다"며 "52시간제가 무너지면 어떻게 될 지 두렵다"고 전했다.

정부의 52시간제 유연화 움직임에 IT 근로자들은 포괄임금제 폐지 등 입법화에 직접 나설 방침이다.

오세윤 화섬노조 IT위원장은 "일부 중소기업에는 포괄임금제가 시행되고 있어 지금도 직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과로 자살이 사회 문제가 되면서 52시간제가 마련된 만큼 제도를 되돌리는 시도는 반대"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오 위원장은 "포괄임금제 폐지와 더불어 근로자 대표 선출 과정에 사측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노동자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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