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아빠 찬스' 의혹으로 자진사퇴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후임에 김승희 전 국회의원을 지명하면서 과거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한 약사 출신인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식약처장을 지냈고, 2016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런데 김승희 후보자는 의원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초기 치매 증상의 하나인 건망증을 앓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김 후보자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지난 2019년 10월 4일로 가보자.
김 후보자는 당시 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장관에게 질의하는 도중 갑자기 '치매 환자' 문제를 제기하면서 "건망증은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요즘 국민들이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무슨 얘기였을까.
그는 '문 대통령이 대통령기록관 건립 보도에 화를 냈다'는 뉴스를 언급하면서 "알고 보니 사실은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본인이 직접 방망이를 두드려 심의 의결했다. 그 회의에 장관님도 계셨는데, 이쯤해서 주치의뿐만 아니라 장관께서도 대통령 기억을 잘 챙기셔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에 대한 조롱이자 노골적인 폄훼"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으나, 김 의원은 끝내 사과를 거부했고 국정감사는 파행을 빚었다.
이렇게 대립했던 김승희 전 의원이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민주당에서는 노골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윤건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협치 할 생각이 단 1도 없는 정부, 오히려 국민 염장을 지르는 정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능력도 논리도 없이 막말만 일삼던 사람을 장관 후보로 내놓는 대통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병원 의원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초기 치매' 운운하며 원색적 모욕을 가한 김승희 전 의원이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며 "'아빠찬스 정호영'이 가니, 질병마저 정치도구화하는 정쟁 유발자·협치 파괴자 '막말 김승희'가 왔다. 반복되는 인사 대참사"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여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장관후보자 청문회가 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후보자의 전문성이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되는 장이 될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