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목회자의 그루밍 성범죄로 논란이 일었던 인천A교회가 범죄를 저지른 목회자의 수감 후에도 교회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원으로부터 교회를 수습할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된 목회자는 6개월 째 예배당 진입을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한 내용을 송주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주일 아침, 교회 문이 잠겨 있습니다.
외부인과 기자 출입을 제한한다는 경고 문구도 눈에 띕니다.
(현장음) "문열어주세요. 예배 드리러왔습니다. 문 열어주십시오."
주일 아침 정상적인 교회의 모습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
이 교회 청년부 담당 김모 목사는 여신도들을 상대로 저지른 그루밍 성범죄로 5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입니다.
이 사건이 더 사회적 공분을 산건 A교회 담임목사의 아들 목사가 그루밍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때문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A교회는 2018년 11월 예장 합동 교단을 탈퇴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 기존 예장 합동 서인천노회에서 경기중부노회로 노회를 갈아타 합동 교단에 재가입했습니다.
A교회가 교단을 탈퇴하고 재가입하기까지 3년 여 시간 동안 김 목사는 법적 공방 끝에 5년형이 확정됐지만, 여전히 교회는 분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수감된 김 목사의 아버지인 김모 담임목사를 지지하는 이들이 김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을 쫓아내
예배당 출입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11월 쫓겨난 교인들이 담임목사 김 씨를 상대로 담임목사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김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예배당 문을 걸어 잠궜습니다.
법원이 A교회 소송 대표자로 나선 박성철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인정했지만, 김 목사 지지 측은 이마저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김OO 목사지지 측 /인천A교회
"가짜뉴스라고 해야 하나 확인되지 않은 만들어낸 시위하는 사람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내요."
박성철 목사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한 상황에서도 예배당 출입을 막는 행위를 보며 개탄을 금치 못합니다.
[인터뷰] 박성철 목사 / 인천A교회 임시당회장
"(김OO 목사가)죄가 있어서 감옥에 갔다고 생각하지 않고 법이 바뀌어서 감옥에 갔다고 생각을 해요. 모든 주변에 일어난 현상을 김OO 목사하고 (아들) 김OO 목사한테 유리한 방향으로…이게 솔직히 종교중독현상입니다. 책도 쓰고 그 부분에 대해서 연구를 해왔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까 너무 심각한 거 에요."
A교회 임시당회장 박성철 목사는 성 범죄로 상처받은 교회를 다시 세우기 위해 주일마다 예배당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교회 카페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성철 목사 / 인천A교회 임시당회장
"예배를 드리지 못하도록 교회가 막는다 아니 교회가 세상을 향해 열려 있어야 되는거죠. 누구만을 예배드리게 한다는 자체가 교회로서 정체성을 상실한 거죠. 교회 가장 중요한 정체성인 예배를 드리고자 하는 사람들을 가로막는 현실은 목회자로서 정말 마음이 찢어져요."
박성철 목사는 교회가 정상화 되지 못하는 데에는 목회자들 사이의 이해관계로 인해 노회와 총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예장 합동총회 임원회는 올해 1월 인천A교회에 대해 교단소속으로 받아들이되 담임목사 김씨는 받지 않는 조건으로 교단 가입을 허락한 바 있습니다.
이후 경기중부노회가 전권위원회를 만들어 A교회의 노회 가입을 승인하고 임시당회장을 파송하면서 A교회 정상화는 또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박성철 목사 / 인천A교회 임시당회장
"총회나 노회가 정말로 이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려고 했다면 이렇게 복잡하게 갈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이권의 문제가 들어 있는 건 아닌 가 의심하게 되는 거 에요. 이게 단순히 어떤 판단의 잘못의 문제인지 소위 말하는 교단이나 총회, 혹은 노회에서 정치력을 가진 목사들의 이권이나 이해관계 때문에 노회나 총회가 올바른 판단을 못하는 건지 의문이 드는 거죠."
인천A교회는 한 때 3백 명이 넘는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교인들은 청년담당 김 목사의 성범죄에 이어 교회 정상화 마저 어렵게되면서 대부분 교인들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