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버닝썬' 사건에 연루돼 성매매 알선과 상습도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룹 '빅뱅' 출신 가수 승리(32·본명 이승현)에게 대법원이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성매매처벌법 위반과 상습도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승리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26일 확정했다.
앞서 검찰은 성매매 알선·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9개 혐의로 승리를 재판에 넘겼고, 법원은 이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승리는 2심 유죄 판결 이후 상습도박 혐의에만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성매매 알선이나 횡령 등 혐의는 상고하지 않아 유죄가 그대로 확정됐다.
반면 검찰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따라 승리가 해외 원정 도박에서 쓴 카지노칩 상당액을 추징해야 한다며 상고했다. 2심 법원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카지노칩을 추징 대상으로 판단하지 않은데 따른 불복이었다. 이에 따라 대법원도 상습도박 혐의와 카지노칩의 추징 여부 등 2가지를 쟁점으로 두고 사건을 심리했다.
판단은 원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승리가 행한 속칭 바카라 도박의 성질과 방법, 도박횟수, 도박자금의 규모 등 제반사정을 참작해 도박의 습벽이 인정된다"며 승리의 상습도박죄를 확정했다. 다만 "카지노칩은 카지노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외국환거래법상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는 대외지급수단이 아니라고 본다"며 원심과 마찬가지로 카지노칩은 추징하지 않기로 결론내렸다.
승리는 2013년 1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에서 8차례에 걸쳐 판돈 188만3000달러(한화 약 22억200만원)에 이르는 상습도박을 한 혐의를 받아왔다. 당시 승리는 사행성 도박으로 유명한 일명 '바카라'에 참여해 게임당 500달러에서 2만5000달러에 이르는 돈을 베팅했다.
이 과정에서 승리는 도박에 필요한 자금 100만달러(한화 약 11억8000만원) 상당의 칩을 카지노 운영진으로부터 대여받으면서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드러났다. 외국환거래법상 10억원 이상 돈을 거래하면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밖에도 승리는 2015년 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일본·홍콩·대만인 등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하고, 가수 정준영씨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 성명불상 여성 3명의 나체 사진을 올린 혐의도 받았다. 여기에 무허가 유흥주점을 운영한 혐의, 클럽 버닝썬의 자금을 컨설팅 비용 명목 등으로 빼돌린 혐의 등 모두 9개 혐의로 기소됐다.
승리는 지난 2020년 1월 30일에 재판에 넘겨졌다가 한달쯤 지나 제5포병단에 입대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1심 보통군사법원은 9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미신고한 카지노칩 거래대금에 해당하는 11억5000여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2심 고등군사법원도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 판단을 내렸다. 다만 처벌이 너무 무겁다는 승리의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징역 1년 6개월로 낮췄다. 또 카지노칩은 대외적으로 거래되는 외화가 아닌 카지노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이유로 1심 결정을 뒤집고 추징 명령을 취소했다.
승리는 지난해 9월 만기 전역할 예정이었지만, 1심 실형에 따라 법정 구속되면서 병장 신분으로 현재까지 국군교도소에 미결수로 수용돼왔다. 이날 대법원의 실형 확정으로 이제는 민간교도소로 옮겨진다. 병역법상 징역 1년6개월 이상의 확정 판결을 받은 병은 자동 전역한다. 승리의 남은 형기는 약 9개월로 출소는 내년 2월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