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5일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전 동해상으로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외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도 핵을 투발할 수 있도록 개량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풍계리 핵실험장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하루 이틀 이내 (핵실험) 가능성은 작지만 이후 시점에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다른 장소에서 풍계리 핵실험 사전 준비를 위한 핵기폭 작동시험이 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실험의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북한 지도자도 스스로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폭 실험은 최근 몇 차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나름대로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 마지막 준비 단계가 임박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또 이날 발사된 ICBM 외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해서도 "핵을 투발할 수 있는 개량된 것으로, 핵 투발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봤다"며 "몇 년 전부터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도 자동항법장치를 사용해 발사 이후 목표물로 가도록 방향을 조절하는 등 여러가지 방어 시스템 회피를 위한 기동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기에 핵 탄두를 실을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단인데, 올해 김 위원장은 핵무력은 미국 뿐만 아니라 남한을 겨냥한 것이라고도 처음 말하기도 했다. 우리는 모든 위협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 위협에 나서면 강력한 한미 연합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확장 억제력이라는 것은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이 우리 안보를 위협할 경우를 대비한 '핵우산'의 다른 말"이라며 "핵우산 실행력과 신빙성을 실체적으로 연습하고 준비하고 이해하는 것이 현재 양국 공동성명에 나타난 확장 억제력의 강화, 이행조치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가동해서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야외 기동 일정을 맞춰보는 등 그동안 파행됐던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정상화하 것"이라면서 "앞으로 도발 양태에 따라서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차장은 이날 오전 7시 35분부터 8시 38분까지 1시간 넘게 윤 대통령이 NSC를 주재하고 후속 조치를 주문하게 된 배경과 과정도 설명했다.
김 차장은 "평양 순안 비행장에서 오전 6시부터 발사가 시작돼 6시 42분까지 두 가지 종류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 첫 번째 발사가 신형ICBM 화성 17호, 그 다음 두 발은 SRBM이었다"며 "두 번째 발사 직전에 대통령을 모시고 NSC회의를 모시고 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전 6시쯤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고, 대통령께는 6시 3분쯤 보고드렸다"며 "10여분이 지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에게 다시 유선 전화로 보고하고 회의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점검하고 있으니 다른 날보다 좀 더 일찍 출근할 것을 권유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6시 30분쯤 대통령 주재의 NSC 개최를 결단해 한 시간 만에 회의가 열리게 됐다.
김 차장은 "(우리나라의) 대응 조치는 군사적 조치와 외교적 조치 각각 두 가지가 있었다"며 "강릉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한국군의 현무2 지대지미사일 발사와 미국 에이테킴스 지대지 미사일을 몇 초 간격으로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우리 군의 F15의 '엘리펀트 워킹' 영상도 공개해 막강한 공중 전투 능력을 가진 전투기들을 보여주고, 우리 영공을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또 박진 외교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김성한 안보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각각 통화해 북한의 위협에 공조하고 함께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김 차장은 "(이번 북한 도발은) 국내 정치 일정에 개입을 시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과 새로운 정부의 안보대비태세를 시험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영공에 진입한 시점과 비슷하게 도발을 한 것도 한미에 던지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ICBM과 SRBM을 교대로 발사한 것도 한미 양측을 도발하는 행위로 봤다. 사거리가 긴 ICBM은 미국을, SRBM은 우리나라를 겨냥했다는 뜻이다.
김 차장은 "윤석열 정부의 북한 군사행동에 대한 3원칙은 첫째 발사체가 우리가 판단했을 때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 ICBM인지 등을 정확히 기술하는 것과 둘째 모종의 군사 조치가 있을 때는 반드시 거기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세 번째로는 이런 행동을 한미 군사 협조 태세로 함께 실천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로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