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당한 이재명? 조사 신뢰도 놓고 '와글'[이슈시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4일 인천 계양구 선거 캠프에서 '계양 테크노밸리 마스터플랜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21일 처음 나왔다. 하지만 일부 이 후보 지지자들이 객관성과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지난 19~20일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5.8%, 윤 후보는 49.5%로 집계됐다. 지지율 격차는 3.7%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3%p) 이내다.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 캡처

하지만 해당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뒤따랐다. 지난 23일 이 후보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여론조사 어디까지 알고 있니?"라는 제목의 글이 그 중 하나다.

자신을 15년 이상 경력의 리서처로 소개한 글쓴이는 에스티아이의 여론조사 방식에 "지나치게 낮은 응답률과 잘못된 표본 모집으로 인한 과대‧과소 대표 문제가 있다"며 "의도가 있든 없든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에스티아이 여론조사 응답률이 6.4%인 것을 두고 국제 응답률로는 3%에 불과하며, 연령대에 따른 가중값 배율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0대는 160명이 조사돼야 하는데 113명, 50대는 201명만 조사돼야 하는데 247명"이라며 "실제 조사가 샘플 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가중치를 적용할 순 있지만 그 값이 (여론조사 기준에서) ±0.1을 초과하는 건 응답 결과를 전체로 확장해서 해석할 때 왜곡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선거여론조사기준 제5조에 따르면 가중값 배율은 0.7~1.5 안에 들어가야 한다. 이 범위 밖에서는 표본의 대표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본다.

에스티아이 조사 응답자의 가중값 배율은 최대치가 만 18세 이상 29세 이하에서 1.42, 최소치가 50대에서 0.81로 나와 여론조사 기준이 정한 범위 내에는 있지만 경계치에 근접해있다. 2030세대에서 응답한 1명이 약 1.4명을, 5060세대는 응답자 1명이 약 0.8~0.9명을 대표하는 조사 결과다.
 
지난 23일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 신승목 대표가 자신의 SNS에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를 고발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신 대표 페이스북 캡처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 신승목 대표는 지난 23일 에스티아이가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신 대표 역시 에스티아이 측의 가중값 적용 기준을 놓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같은 비판들에 대해 에스티아이 측은 25일 CBS노컷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민단체의 고발 건은) 근거없는 억측으로 상식에 맞게 처리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덧붙여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동종 여론조사 응답률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여심위가 정한 연령별 표본 추출 및 가중치 적용 방식 조건을 부족함 없이 충족했다"고 강조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지방선거가 대선에 비해 열기가 많이 떨어지고 양당의 비호감도 커지면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도 밝히지 않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여론조사에서 침묵의 나선이 작동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방식과 낮은 응답률의 상관성에 관해 묻자 "기계음으로 하는 ARS 조사가 전반적으로 응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지방선거 ARS 조사는 대다수 응답률이 10% 미만인데, 다만 전화면접에 비해 정치 고관심층이 주로 응답한다"고 답했다.
 
인천 계양구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2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린 계양구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국회의원 보궐선거 계양구을선거구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후보는 지난 23일 윤형선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조사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다음날 2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장 반응은 ARS 조사 결과와 많이 다르다"고 반발했다.

이 후보는 "미국에서는 응답률 10~15% 이하인 여론조사는 워낙 악용이 많이 되니 발표를 못 하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미국은 여론조사 공표를 제한하는 응답률 기준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여론조사 협회의 여론조사 공표 시 권고 항목에도 응답률은 포함돼있지 않다.

25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JTBC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는 44.8%, 윤 후보는 42.2%의 지지를 얻으면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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