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빈 틈을 보이지 않던 LG의 불펜진에 균열이 생겼다.
지난주 6경기에서 LG는 세 차례 역전패를 허용했다. 17일 수원 kt전에서 2 대 0으로 앞선 8회말 박병호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은 뒤 조용호의 끝내기 적시타에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7회 이후 단 한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던 LG 불펜진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SSG와 주말 3연전에서는 두 차례 역전패를 당했다. 선두 SSG와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LG는 앞서 SSG와 3경기였던 격차가 4경기로 더 벌어졌다.
지난 20일 3연전 첫 경기에서 4 대 3으로 앞선 8회말 오태곤에게 동점 적시타가 내줬다. 이어 9회말 무사 1, 2루에서 최지훈의 뜬공 타구 때 3루수 서건창의 송구 실책이 겹쳤다. 결국 2루 주자 김민식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LG는 뼈아픈 실책에 역전패를 허용했다.
이틀 뒤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1 대 0으로 앞선 8회말 추신수의 동점 솔로포에 이어 크론과 박성한의 연속 적시타로 1 대 3 역전패를 당했다. 8회까지 1점 차 리드를 잘 유지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세 차례 모두 8회를 넘기지 못하고 내준 역전패였다. 이때 등판한 셋업맨 정우영의 활약이 아쉬웠다. 정우영은 역전패를 당한 3경기(2⅓이닝)에서 각각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으며, 평균자책점은 6.30으로 부진했다. LG가 역전패를 당한 3경기에 모두 등판한 선수는 정우영뿐이다.
지난달 10일 잠실 NC전 이후 정우영은 14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 19일 kt와 경기에서는 ⅓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으며 홀드 1개를 쌓았지만, 최근 LG의 세 차례 역전패에 빌미를 제공했다.
반면 선발진은 매우 부진했다. 지난주 6경기을 치르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은 4.67로 9위에 머물렀다. 외국인 원투 펀치 케이시 켈리(4승)와 아담 플럿코(3승)를 제외한 선발진의 승수는 6승에 불과했다. 이민호, 임찬규, 김윤식 등 토종 선발진이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지난주는 달랐다. LG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1.36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임찬규(19일 수원 kt전), 이민호(21일 인천 SSG전)가 1승씩 챙겼다. 케이시 켈리는 17일 수원 kt전(6이닝)과 22일 인천 SSG전(7이닝)에서 모두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공교롭게도 켈리가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 LG는 역전패를 당했다. 줄곧 LG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키던 불펜진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켈리는 2경기에서 1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불안했던 선발진이 안정감을 되찾은 점은 LG에게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하지만 불펜진의 부진으로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점은 매우 아쉽다. 이제는 선발진과 불펜진이 조화를 이뤄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