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부터 공들여온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가 결국 일본에서 닻을 올렸다.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장을 저지하기 위한 경제 협력체로 미국 외에 한국, 일본 등 아태지역 12개 국가가 함께하기로 했다.
협력분야는 무역, 공급망, 클린 에너지, 조세 및 반부패 4개 분야다.
그러나 의회 비중이 필요한 조약도 아니고, 따라서 법적 뒷받침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 구속력은 떨어진다.
당장 미국에서는 이 것이 국민경제와 무슨 상관이냐는 불만도 나온다.
실제로 22일 오후 에어포스원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에게 기자들의 송곳 질문들이 꽂혔다.
"국내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왜 이 문제가 중요한가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까?"
"과거 미국 정부가 부과한 대중국 관세를 완화할 생각은 없나요? 그래야 미국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과거에는 IPEF 같은 동맹 건설은 중국의 경제 상승에 좌절됐습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데, 이런 침체가 미국의 아시아 동맹 강화 역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바이든 정부는 민주국가 대(對) 군주국가 대립으로 외교정책전략을 설명했는데, 인도의 모디 총리 같은 사람은 유사민주주의, 인권탄압, 무슬림 소수민족 공격 등 비판을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과 경제적으로 관여하는 노력을 어떻게 균형잡을 건가요?"
설리번 보좌관은 쏟아지는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IPEF의 핵심 협력 분야인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모순도 지적된다.
공급망 위한다면서 반도체 핵심공급국가인 대만은 가입국가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대만이 빠진 것은 관망국가들(fence sitter)이 반대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즉 중국의 경제 영향력에 이미 들어가 있는 아세안(ASEAN) 국가들이 대만이 들어오면 IPEF 가입이 어렵다고 반응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으로서는 IPEF의 '외형'을 보여주기 위해 대만이라는 실질적인 공급망 구축 카드를 버린 셈이다.
'관망국가들'의 태도는 따라서 앞으로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아시아의 많은 관리들은 미국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포기한 것에 대해 여전히 실망하고 있다"며 "그들은 IPEF가 TPP에 비해 훨씬 좁고 대미 수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TPP는 버락 오마마 대통령 시절 체결됐지만 미국 의회의 비준을 얻지 못한 채 사장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