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30·토트넘). 스페인과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까지 유럽 5대 빅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의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23일(한국 시각)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E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5 대 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4위를 확정,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특히 손흥민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챔스리그 출전권이라는 큰 목표는 물론 리그 득점왕이라는 개인적 소망도 이뤄냈다.
이날 손흥민은 22호, 23호 골을 잇따라 터뜨렸다.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로 EPL 득점왕에 오른 것은 손흥민이 최초다.
무엇보다 손흥민은 골 순도에서 살라흐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살라흐는 상대적으로 쉬운 페널티킥 골이 5개가 됐다. 반면 손흥민은 순수한 필드골로만 23득점을 쌓았다. 유럽 최대 스포츠 방송 유로스포츠가 올해의 유럽 선수로 손흥민을 꼽은 이유다.
손흥민은 또 올 시즌 86개의 슛을 시도해 23골을 터뜨렸다. 성공률 27%로 살라흐(17%)에 10%나 앞섰다. 그만큼 골 결정력이 빼어났다는 뜻인데 손흥민의 우상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8골을 터뜨리면서 성공률이 16%에 그쳤다. 손흥민의 동료 해리 케인도 13%의 성공률에 그쳤다. 손흥민은 10번 슛을 쏘면 3골 정도는 들어가는 셈이다.
전 세계가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을 주목했다. 영국 BBC 방송은 "믿을 수 없고 울컥했다. 어릴 때부터 꿈꿨던 일"이라는 손흥민의 인터뷰를 전했다.
영국 스포츠 매체 스카이스포츠도 손흥민의 인터뷰을 싣고 '믿을 수 없는 성취'라고 극찬했다. 로이터통신도 "시즌 내내 맹활약했다"며 손흥민의 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 소식을 타전했다.
아시아권에서도 손흥민의 낭보를 전했다. 일본 축구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는 "마침내 유럽 5대 리그에서 아시아 득점왕이 탄생했다"면서 "손흥민이 훌륭한 성취를 이뤄냈다"고 조명했다.
중국신문망은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 중 최초의 EPL 득점왕에 오르며 역사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샤오샹천바오도 "손흥민이 왼발로 12골, 오른발 11골을 기록했고, EPL 역사상 한 시즌에 페널티킥 득점 없이 득점왕에 오른 10번째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도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을 다룬 AFP통신 기사를 '손흥민, 현실이 된 EPL 골든 부츠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첫 화면에 실었다. AFC는 "한국의 스타 손흥민이 어린 시절 꿈이었던 EPL 득점왕에 등극했다"고 전했다.
이제 손흥민은 태극 마크를 달고 다음 달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등 남미의 강호들과 A매치를 치른다. 오는 11월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전술을 가다듬을 평가전이다. EPL을 정복한 손흥민의 시선은 이제 16강의 꿈을 이룰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