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봉하마을 집결…노무현 정신엔 "국민통합" vs "檢공화국 견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인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 및 내빈들이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와 헌화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인 23일 여야 지도부는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집결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한 목소리로 '노무현 정신'을 기리겠다고 다짐했지만, 노무현 정신을 해석하는 데 있어 국민의힘은 국민통합과 협치를, 민주당은 정의와 검찰공화국 견제에 방점을 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복 청와대 정무수석,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깨어있는 시민 문화체험 전시관'을 관람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13주기 추도식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앞서 11주기 때에는 당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12주기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등 보수정당 지도부는 3년 연속 추도식에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대표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자리했다.


여야는 이날 입을 모아 노무현 정신을 기리고 실행에 옮기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강조하는 부분은 사뭇 달랐다.

국민의힘은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해 온 국민통합 정신을 강조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노 전 대통령님의 '국민통합'이 시대적 소명으로 다가온다"며 "어떤 반대에도 국민통합을 우선 가치에 두셨던 노 전 대통령님의 용기를 가슴에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여주었던 리더십을 기억하며, 우리 사회에 깊게 남아있는 정치대립을 해소하고, 소통과 통합의 민주주의로 향해 나아가자는 취지를 새겨본다"고 언급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정의와 민주주의 정신을 되새기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에 방점을 뒀다. 조오섭 대변인은 "노무현 정신이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검찰공화국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독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필코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인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 및 내빈들이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와 헌화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여야 지도부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각각 면담하기도 했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추도식이 열리기 전 권 여사와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이재명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님께 드렸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사람 사는 세상의 꿈,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의 꿈을 앞으로도 잊지 않고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도 추도식이 끝난 뒤 권 여사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인원들이 노무현 대통령님을 기념하는 자리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좋게 말씀하셨던 것에 대한 언급도 있었고, 저는 앞으로 협치의 틀에도, 노 전 대통령을 모시는 데에도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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