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당론으로 가결 처리하면서 '협치'에 나섰지만,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풀어야할 난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은 '일꾼론'을 계속 강조하는 동시에,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3주기 추도식을 기점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서 막판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盧 추도식' 여권 대거 참석…野, '결집' 호소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23일 노 전 대통령의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는다. 지방선거를 9일 앞둔 민주당은 이날 추도식을 기점으로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설 계획이다. 당장 박홍근 원내대표부터 주말에 미리 전남 고흥·순천을 찾아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전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는 결국 지지층이 얼마만큼 투표장에 나오느냐의 승부"라며 "역대 최악의 조건의 '허니문 선거'로 판이 좋지 않아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지지층의 절박감은 커질 것이고, 그 절박감을 동력으로 유권자들이 투표에 나설 수 있도록 호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 역시 주말 사이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충청권을 찾아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청주 지원 유세 현장에서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과거 한명숙, 정세균 후보로부터 막판 뒤집기를 허용한 사례를 언급하며 "투표하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 여러분, 투표하면 이긴다"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의 지지층 결집 시도에 맞불이라도 놓듯 여권에서도 이날 봉하마을 추도식에 한덕수 총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정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보수 정권 수뇌부가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대거 참석하는 것이 처음인 만큼, 민주당에서는 이같은 여권의 행보가 지지층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정상회담 컨벤션 효과까지…野 "D-9 총동원주간"
민주당 지도부가 집토끼 단속에 나선 건 그만큼 현재 선거 판세가 어렵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당장 민주당의 간판 이재명 위원장의 지지율부터 흔들리는 모양새다.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지난 19~20일 인천시 계양을 선거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8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3%포인트, 휴대전화 가상번호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위원장의 지지율은 45.8%,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는 49.5%로 집계됐다.
이 위원장의 예상외 약세는 지난 3월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이 이렇다 할 반성과 쇄신도 없는 상황에서 3선 중진 박완주 의원의 당내 성비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비롯된 결과다.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에 민주당은 지난 20일 결과적으로 한덕수 총리 인준안을 당론으로 통과시켜줄 수밖에 없었다.
반면 여권은 정권 출범 허니문 기간에 열린 한미정상회담 등에 대한 컨벤션 효과를 한동안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민주당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민생과도 직결되는 기술·공급망 부문에서 한미 관계가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민주당이 무작정 비판을 하며 각을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맹렬한 추격을 시작하려고 한다"는 전날 민주당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의 발언은 민주당이 뒤쳐져 있는 불리한 정치 환경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김 본부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봉하마을 추도식이 지나고 나면 일종의 총동원주간을 가질 것이고, 수도권 총결집을 위해 권노갑 고문부터 정세균·이낙연 전 총리, 박영선 전 서울시장 후보, 문희상 전 의장 등에게 요청을 드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