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는 등 비공식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공식 일정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부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만찬 일정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했고, 미국 측에서는 지나 레이몬드 상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NSC보좌관 등이 양측 핵심 인사들이 모두 모였다.
김 여사는 만찬장에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박물관 출입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맞이했다.
김 여사는 하얀색 투피스 차림에 하얀 면장갑을 끼고, 검은색 구두를 신고 있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김 여사의 머리였다. 영부인 자격으로 공식석상에 나타날 때면 늘 머리를 묶지 않은 단발 형태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김 여사의 머리는 뒷머리를 정리해 올린 모습이었다. 만찬 직전 바이든 대통령과 가볍게 인사하는 비공식 일정이긴 하지만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만큼 단정하고 정리된 스타일을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말을 아낀 채 두 정상보다 한 걸음 뒤에서 걸으면서 박물관 내 유물들을 조용히 관람했다. 신라 금관과 고려시대 범종(梵鐘, 불교 의식에 사용되는 중요한 의식구 중 하나) 등을 관람하는 동안에는 윤 대통령 옆에 서 있었다.
김 여사는 관람을 마친 뒤 두 만찬장으로 이어지는 레드카펫 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다시 한 번 인사하는 것으로 이날 행보를 마쳤다. 이후부터는 두 정상이 성공적인 한미정상회담을 축하하는 공식 만찬 일정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이날 만찬은 오후 7시 34분부터 9시 20분까지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모색하게 됐다"며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안보동맹을 넘어 첨단기술 동맹과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찬장에는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정계 인사로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재계 인사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자영업자총협회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등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