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북한 전역으로 확산 전파되는 가운데 북한의 이른바 '혁명원로'들이 잇따라 사망했다.
양형섭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4일 96세의 나이로 사망한 데 이어, 국방성 총고문인 현철해 원수가 19일 87세로 숨졌다.
북한은 양형섭 전 부위원장이 뇌경색으로, 현철해 원수가 장기부전으로 숨졌다고 사망 원인을 밝혔다.
양형섭은 주체사상의 체계화를 주도했고, 현철해는 김정일 시대에 김정은의 후계자 교육을 담당한 혁명 원로로 평가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의 와중에도 지난 15일 검은 색 마스크를 쓰고 양형섭 전 부위원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현철해 원수의 사망에 대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의원회를 구성해 국장을 치르기로 하는 등 더욱 극진한 예우를 갖추는 모습이다.
현철해의 시신은 4·25문화회관에 안치됐다. 북한의 고위간부들의 전용 장의 예식장은 평양 서장구락부이기 때문에 4.25 문화회관 유해 안치는 이례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김영춘 전 인민무력부장에 이어 두 번째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현철해가 "김정은 동지의 유일적 영군체계가 전군에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했으며 인민군대가 수령의 혁명위업의 충직한 계승자인 김정은 동지만을 알고 오직 김정은 동지의 영도만을 받는 군대"로 하는데, "모든 지혜와 정력을 다 바치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군부를 장악하는 데 현철해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양형섭, 현철해 등 혁명 원로들의 장례를 예우하는 것은 코로나 확산 전파라는 '건국 이래의 대동란' 속에서도 국가 원로의 사망에 대해 극진하게 우대하고 슬픔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 내부 단결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형섭과 현철해의 사망원인은 뇌경색과 장기부전으로 발표됐지만, 두 사람 모두 고령의 기저질환자일 가능성이 높아 일각에서는 코로나와의 관련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편 통일부는 "(이들의) 사망원인과 관련해 북한이 발표한 내용 외에 확인해 드릴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