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를 중심으로 하는 '포스트 오미크론' 안착기 전환 시점을 예정보다 최소 한 달 뒤로 미루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서히 감소폭이 줄어드는 신규확진자와 변이 유입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격리 의무 해제는 성급하다는 판단에서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방역당국은 당초 계획대로면 오는 23일 예정됐던 코로나 2급 감염병 '안착기' 전환 시점을 뒤로 미루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전환 시점을 한 달 뒤 유행상황을 살핀 뒤 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되 따로 기간을 두지 않고 연기하는 방안 등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착기의 핵심인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격리의무 해제 외 일반 의료체계로의 전환 등 일부 방역 완화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결정 배경에는 격리의무 해제에 따른 유행 재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자칫 빚어질 의료·방역체계의 혼선 등이 고려됐다. 신규 확진자 발생은 지난 3월 중순 정점을 지난 뒤 8주 연속 줄고 있기는 하지만 감소세 자체는 서서히 둔화되고 있는 점, 변이 유입 가능성 등은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가 지난 18일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은 오는 23일 격리의무가 사라질 시 신규확진자가 1주 뒤엔 3만62명, 2주 뒤는 3만8623명, 4주 뒤에는 5만5937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의한 전파율이 현재의 1.2배를 가정했을 경우다.
반면 같은 조건 하 격리 의무가 유지될 시 확진자는 1주 뒤 2만9911명, 2주 뒤 3만2131명, 3주 뒤 3만7113명으로 증가폭이 크게 커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방역당국이 주최한 전문가 회의에서도 대부분 방역조치가 사라진 상황에 확진자 격리의무까지 해제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이번 결정에 고려됐다. 지난 17일 비대면으로 열린 감염병 위기관리 전문위원회 회의에서 참석자 상당수는 안착기 전환 시점을 늦추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유행이 예측과 통제가 가능한 범위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격리 의무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은 "코로나19 유행은 치료제 공급도 부족하고, 유행의 패턴도 아직 예측이 안 된다"며 "최악의 상황을 고려할 때 그것을 막을 안전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격리 의무 해제는 그 안전판을 없애자는 얘기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문가 의견에 더해 지자체 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방안을 오는 20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발표한다. 아직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되지 않은 관계로 이날 회의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