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승기' 잡았나? 치명률 0.003% 미스터리

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대전에서 '승세', 즉 승기를 잡았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주재한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전반적 방역전선에서 계속 승세를 틀어쥐고 나갈 데 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밝혔다. 당 정치국이 북한 전역으로 확산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와의 방역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19일 기사에서 김 위원장의 이른바 '혁명영도'로 "방역전선에서 승세를 확고히 틀어쥐게 하고 있다"며, 이런 평가를 이어갔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따르면 18일 발생한 발열환자는 26만여 명이다. 4월말부터 지금까지 누적 발열환자는 197만 8230명으로 200만 명에 육박했다. 누적 사망자는 63명이다. 
 
신규 발열 환자 규모가 지난 15일 39만여 명으로 정점을 찍더니 16일 27만여 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뒤 17일 23만여 명, 18일 26만여 명으로 사흘째 20만 명대에서 머물고 있다. 사망자도 15일 8명, 16일 6명, 17일 6명에 이어 18일에는 1명에 그쳤다. 
 
마스크 겹쳐 쓴 북한 김정은. 연합뉴스

이런 추세를 북한은 '호전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북한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지적이 많다. 먼저 북한이 발표한 전체 사망자 수(63명)를 누적 발열환자 수(200만명)으로 나눈 치명률이 0.003%에 불과하다.
 
북한 주민들은 백신을 맞은 적이 없어 면역력이 약하고, 의약품 공급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처럼 낮은 치명률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 세계 국가 중에서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편에 속했던 남한의 치명률도 0.1%안팎이다. 200만명의 발열환자 중에는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으로 열이 나는 환자들도 상당수 포함되어있을 것으로 보여 실제 코로나 치명율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북한 인구의 30%가 코로나에 걸리고 치명률을 세계 평균보다 낮은 1%로 가정할 경우 예상되는 사망자가 최소 7만여 명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도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코로나 치명률이 낮게 보고되는 것으로 판단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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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통일부는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당국의 발표를 보면 신규 유열자(발열환자)·사망자 수가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북한 내부 상황과 통계산출 방식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호전 방향인지는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국가 역량을 총집중하고 있는 통제방역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코로나19 발병을 처음 인정한 뒤 전국의 시·군을 봉쇄하고 생산단위와 사업단위 등 단위별 격폐 조치를 취한 바 있다.
 
19일 국정원의 보고를 받은 국회 정보위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북한이 발열환자의 100%를 격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를 학교 등 별도의 격리시설에 격리하면서, 열이 떨어지면 해제하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보고를 함께 받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국가체계가 작동돼 방역대응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며, "조심스런 추정이지만 국정원은 5월 말 6월 초에 정점을 지날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하태경 의원은 "북한이 매일 발열환자의 수를 공개하는 것은 외부 지원 호소를 위해서가 아니라, 발표를 통해 국가가 코로나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민심을 달래는 통제관리 차원"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방역의 승기를 잡았다고 강조하는 것도 코로나 확산 공포에 놓인 민심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도 섞여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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