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IPEF 中 견제 가능한가…민감한 中, 한·미·일 분리대응

인사하는 미일 정상.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을 통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IPEF는 기존의 무역협정과 달리 디지털·공급망·청정에너지 등 새로운 의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 경제 협력체다.
 
크게 봐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이고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는 성격이 있지만 중국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한 잦은 중국의 잦은 봉쇄가 글로벌공급망을 흔들었고 한국의 요소수 사태는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특정국가의 경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에 미국이 공급망을 안보 문제로 접근하면서 동맹국 또는 자유무역국가들과 협력해서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하자는 게 이번 IPEF의 문제의식이다.
 
원자재부터 소비재까지 없는 게 없는 중국으로서는 미국만 개입하지 않았으면 세계 공급망에서 우위를 차지했을 테지만 IPEF를 통해 미국을 정점으로 한 공급망이 만들어지면서 수세적인 입장에 놓이게 됐다.
 
IPEF가 경제협의체로 출발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군사안보협의체로 발전할 수 있고,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배제의 불쾌감보다는 경계심이 클 수밖에 없다.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9일 사설에서 IPEF는 세계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하고, 중국 국무원 고문인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홍콩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 주도로 그룹을 엮는 것은 새로운 지역 역학의 시작이 될 것이며 중국에 과거와는 다른 분명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IPEF에 대한 중국의 이런 인식은 미국에 대한 비난과 경고로 이어진다.
 
중국 외교의 총사령탑인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18일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에서 IPEF 등을 겨냥해 "파벌을 끌어들여 분열과 대항을 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실현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하야시 외무상(왼쪽)과 왕이 외교부장. 연합뉴스

미국에 적극 동조하는 일본에 대해서는 왕이 외교부장이 하야시 요시마사 외상과 회담에서 "일미 양자 협력이 진영 대항을 유발해서는 안 되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쳐서는 더욱 더 안 된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다만 한국이 IPEF에 참여하는데 대해서는 일단 지켜보는 모양새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라는 명분 속에 동맹국인 미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데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의 이른바 반도체 협력 계획을 거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한국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야만 미국과 협상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과 일본의 위협에 굴복한다면 반도체 공급망에 장기적으로 불이익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는데 미국 편에 너무 깊숙하게 발을 담그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로 읽을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하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8일 IPEF 참여 사실을 밝히면서 여기에 IPEF 참여가 중국을 배척하지 않는다고 말한 부분에 주목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김 실장은 이날 "서비스 시장과 투자 촉진 문제뿐 아니라 민감한 공급망을 서로 원활하게 하는 시장 개방도 중국과 함께 논의한다는 점에서 IPEF를 단순한 강대국끼리 공급망 디커플링, 적대적 디커플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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