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마석도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본격 시작 '범죄도시 2'

영화 '범죄도시 2'(감독 이상용)

영화 '범죄도시 2'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영화의 무대가 가리봉동을 넘어 베트남으로 확장됐고, 범죄자들은 칼뿐 아니라 총까지 휘두른다. 그런 상황에서도 마석도 형사와 전일만 반장을 비롯한 금천서 강력반은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역시나 마석도의 주먹과 정의는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범죄도시 2'는 잘 구축된 캐릭터들과 함께 한국형 형사 히어로 세계를 향한 한 발을 제대로 디뎠다.
 
가리봉동 소탕 작전 후 4년 뒤, 금천서 강력반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 오라는 미션을 받는다.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전일만 반장(최귀화)은 현지 용의자에게서 수상함을 느끼고, 그의 뒤에 무자비한 악행을 벌이는 강해상(손석구)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은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역대급 범죄를 저지르는 강해상을 본격적으로 쫓기 시작한다.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에 다른 이유는 필요 없다. 나쁜 놈들 잡는 데 국경 따위 없을 뿐이다.
 
영화 '범죄도시 2'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범죄도시 2'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로, 'MCU' 즉 '마석도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한 작품이다.
 
원조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도 특유의 맨주먹 액션을 선보일 만큼 마동석의 맨주먹 액션은 시그니처 액션이 됐다. 그리고 불멸의 히어로 길가메시가 아닌 가리봉동의 히어로이자 형사 마석도로 돌아온 마동석은 전편에 이어 '범죄도시 2'에서도 자신만의 매력을 명확하게 드러내며 한국형 범죄 액션 프랜차이즈의 본격적인 발돋움을 시작했다.
 
악당이 나타나 도시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시민들을 위협하면 언제든 나타나 이것저것 잴 것 없이 '무조건 잡는다'를 외치는 마석도는 '형사 히어로' 그 자체다. 이처럼 지난 2017년 10월 개봉해 688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범죄도시'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이자 프랜차이즈로 나아갈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잘 구축된 캐릭터에 있다.
 
후속작 '범죄도시 2' 역시 1편에서 잘 빌드업 한 주요 캐릭터들을 그대로 가져오되, 2편에서는 1편으로부터 4년이란 시간이 지난 시점을 다룬 만큼 좀 더 견고해지고 개성이 도드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애초에 1편에서부터 캐릭터 한 명 한 명을 개성 있고 뚜렷하게 구축해 놓은 덕분에 2편에서도 캐릭터들은 길을 잃지 않고 저마다의 힘을 발휘한다.
 
영화 '범죄도시 2'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 시리즈의 히어로인 마석도 형사는 여전히 악을 때려잡기 위해 나서면서 시원시원한 시그니처 액션에 더해 유도 기술까지 선보인다. 1편에 이어 마석도 형사는 2편에서도 어떤 장애물이 나타나더라도 악당을 잡기 위해서라면 직진해야 한다는 자신의 역할과 본분을 잊지 않는다. 또한 여타의 범죄 액션이 무게감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석도 형사가 가진 캐릭터의 특성인 유쾌함과 경쾌함이 바탕에 깔려 있다. 가벼운 듯한 언행을 보여주지만 악당을 잡겠다는 진심 사이에서 무겁지만은 않게 균형을 잡는다.
 
마석도만큼 도드라지는 캐릭터가 바로 주인공에 맞서는 빌런이다. 1편에서 마석도 형사 못지않게 빌런 장첸이 인기를 끌었는데, 2편에서도 매력적인 빌런을 마석도의 대척점에 놓음으로써 캐릭터 간 균형 역시 맞추고 있다.
 
강해상은 어쩌면 장첸보다 더 잔혹한 듯, 무심한 듯 보이는 빌런이다. 소년과 어른 사이 어딘가에서 위치한 듯 미묘한 매력을 선보인 손석구가 비어있는 듯하면서도 광기 어린 두 극단의 사이를 재빠르게 전환하며 1편과는 또 다른 매력적인 빌런을 완성했다. 청소년 관람 불가 전편보다 등급은 15세 관람가로 낮아졌지만, 강해상의 섬뜩함과 폭력은 절대 낮아지지 않았다. 갈수록 극악무도하고 잔인해지는 현실 범죄의 속성이 강해상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범죄도시'라는 범죄 액션물의 미덕 중 하나는 바로 마석도 형사와 금천서 강력반이 악당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물리치는 과정은 물론 결국 악당을 쓰러트리는 결론까지 오며 관객들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통쾌함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악당에게 어설프게 사연을 부여하지 않고 '절대 악'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영화 '범죄도시 2'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떠한 사회의 부조리나 개인적인 환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악당이 되었다거나, 악행에 이유를 갖다 대는 순간 우리는 주인공이 빌런을 상대하고 무찌르는 과정을 보면서도 개운하지 않고 어떤 찝찝한 감정을 갖게 된다. 그러나 '범죄도시' 시리즈는 악당을 순수한 악당으로 정의한 뒤 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뚜렷하게 하면서도 권선징악의 주제를 가져갔기에 결말을 보면서 마음 놓고 시원하게 극장을 빠져나올 수 있다. 특히 영화 후반 버스 안에서 펼쳐지는 마석도와 강해상의 일대일 대결은 '범죄도시 2'를 대표할 만큼 인상적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건 이러한 액션과 빌런 처리에서 오는 쾌감만이 아니다. 이른바 '대사 맛집'으로 소문난 것처럼 말맛이 살아있는 대사와 유머가 있기 때문이다. "진실의 방으로" "어, 나 싱글이야" 등 진지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치고 들어오는 마석도의 천연덕스러운 대사는 예상치 못했던 만큼 더 큰 웃음을 준다. 전일만 반장, 신 스틸러 장이수의 찰진 대사들 역시 그들의 캐릭터와 어우러지며 빛을 발한다.
 
연기는 물론 기획과 제작까지 맡은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총 8편에 걸쳐 선보일 거라고 예고했다. 과연 다음 시리즈에서는 어떤 빌런이 나타나 어떤 배경에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인지, 그리고 또 어떤 신스틸러와 유머로 돌아올 것인지 벌써 기다려진다.
 
105분 55초 상영, 5월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영화 '범죄도시 2' 메인 포스터.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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