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의 단짝 듀오이자 토트넘 홋스퍼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29)이 달라졌다.
최근 케인은 다음 시즌 토트넘에서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함께할 뜻을 내비쳤다. 케인은 지난 16일 이브닝스탠다드 인터뷰에서 "콘테 감독 부임 후 우리는 분명 개선됐다"며 "훌륭한 감독과 함께하는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1년 전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케인은 작정하고 유니폼을 갈아입을 기세였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도움왕을 기록했지만 트로피가 없는 것이 결정적이었다. 토트넘은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유로파리그에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케인은 구단 환승을 원했다.
이적 행선지로 가장 유력했던 곳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였다. 당시 세르히오 아궤로를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떠나보낸 맨시티는 간판 골잡이가 필요했다. 그러나 토트넘 구단의 반대로 이적은 무산됐고 케인은 이후 프리시즌 훈련에 불참하는 등 불만을 표출했다.
리그 초반 부진했던 케인은 중반부터 컨디션이 살아났고 손흥민과 찰떡 콤비를 이어갔다. 첼시 시절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록바 듀오의 최다골(36골) 기록도 갈아치웠다. 케인과 손흥민은 41골을 합작해 EPL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리그 4위 토트넘(승점68)은 오는 23일 최하위 노리치 시티와 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만약 4위를 수성하면 2022-202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는다. 골득실에서 15골 차로 앞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5위 아스널(승점66)을 따돌리고 4위를 확정할 수 있다. 트로피에 목마른 케인에겐 더할 나위 없는 당근책이다.
선택지도 없어졌다. 최근 맨시티는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의 골잡이 엘링 홀란을 영입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이적설도 나오지만 매력이 없다. 이번 시즌 6위에 머물고 있는 맨유는 자칫 잘못하면 7위로 추락해 유로파리그조차 나서지 못할 수 있다.
결국 케인에겐 커리어 하이를 달리는 손흥민과 함께 2022-2023시즌 토트넘에서 여러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변수는 우승 청부사 콘테 감독의 거취. 콘테 감독은 토트넘 지휘봉을 잡기 전 인터 밀란(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케인이 콘테 감독과 함께하고 싶어 하는 만큼 그의 잔류가 중요하다.
분위기도 좋다. 토트넘이 마지막 경기에서 4위를 확정해 다음 시즌 UCL에 진출한다면 콘테 감독의 동행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