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어떤 얘기 가져오신 거예요.
◆ 권영철> 어제가 광주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일이었죠.
◇ 김현정> 맞습니다.
◆ 권영철>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 논란을 빚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아무런 논란 없이 한 목소리로 불려졌습니다.
◇ 김현정> 참석자 전원이 불렀고 더러는 손을 잡고 부르고 어떤 분들은 손을 구호를 외치듯.
◆ 권영철> '팔뚝질'이라고 표현하대요. 주먹을 쥐고 팔을 흔들면서 하는.
◇ 김현정> 아무튼 다 같이 부르는 모습이 좋았어요.
◆ 권영철> 네, 잠시 제창하는 모습 보시죠.
◇ 김현정> 영상으로 볼까요?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편집 때 영상이나 제창하는 사진 필요)
◆ 권영철> 어제 저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 드셨어요?
◇ 김현정> 보기 좋았어요. 그리고 어떤 생각 들었냐면 저렇게 한 목소리로 뜻을 모아 부를 수 있는 걸 가지고 왜 그렇게 부르니 마니 부르니 마니 합창을 하니 제창을 하니 싸웠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 권영철> 그러니까요, 어제 제창에는 아무런 장애도 없었고, 여도 야도 지역도 차별도 없는 자연스럽게 하나되는 목소리였잖아요. 사실 저게 저래서 기념식에서 노래를 부르고 하는 거잖아요.
◇ 김현정> 저게 정상이죠.
◆ 권영철> 그렇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장관, 수석들과 또 5.18유족들과 손을 잡고 손을 흔들면서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 이게 국민이 하나 되는 모습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나 권성동 원내대표 등은 오른손을 들고 팔뚝질이라고 표현을 한다고 그러거든요. 이걸하면서 노래를 같이 부르기도 했고. 이렇게 자연스러운 건데 왜 저렇게 참 못 했을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제창 장면을 보면서 "참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마음을 억누르고 있던 답답함이 일부 해소됐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이게 왜 그렇게 됐을까, 참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오늘의 주제가 그래서 뭔가요?
◆ 권영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 김현정> 저렇게 자연스럽게 한 목소리로 다 부를 수 있는 저 노래를 부르기까지가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가장 논란이 됐던 건 2009년입니다.
◆ 권영철> 그렇습니다. 그 이전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니 합창이니 하는 논란이 없었습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이던 1997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공식 지정이 됐고요. 그때부터 행사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당연히 그냥 제창하는 걸로 진행이 됐어요.
◇ 김현정> 여러분, 그 차이는 아시죠? 제창은 다같이 부르는 거고 합창은 합창단만 부르는 거거든요. 97년부터 다 같이 제창을 했었는데 2009년에 태클이 들어온 거예요?
◆ 권영철> 이명박 정부 2년 차에 논란이 일기 시작한 겁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취임 첫해에는 광주 5.18기념식에 참석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했어요. 그런데 2009년부터는 참석하지도 않았고 5.18 기념식 공식기념행사 내용 중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5.18 유가족 대표의 5.18민주화운동 경과보고 순서를 아예 제외를 했습니다.
5.18기념식 연주순서에는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경기 민요 <방아타령>을 연주하는 것, <금강산>을 연주하는 이런 게 기재되어 있었고요. 이 리스트에 따라서 기념식 전 날에 리허설까지 했거든요.
◇ 김현정> 임을 위한 행진곡은 사라지고 방아타령이 들어간 거예요.
◆ 권영철> 방아타령 연주곡 잠시 한번 들어보실까요? 이게 리허설까지는 했지만 5.18단체 그리고 여론의 악화로 인해서 5.18 기념식 당일에는 방아타령 대신에 <마른 잎 다시 살아나>라는 곡이 연주됐어요.
◇ 김현정> 마른 잎 다시 살아나로.
◆ 권영철> 왜그랬을까 따져보니 2009년 5월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전 정부 지우기가 한창이었습니다. 5.18기념식 5일 뒤인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죠.
◇ 김현정> 그렇죠.
◆ 권영철> 노무현 정부 지우기를 하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의의를 축소하고 폄훼 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도 금지시켰던 겁니다. 진영 논리가 작용했던 거죠.
◇ 김현정> 그렇죠. 정부 차원에서 그랬다고 보시는 거죠.
◆ 권영철> 그렇죠. 국가 기념일 행사는 국무회의에 보고 하고 결정을 합니다. 당연히 이명박 정부에서 그렇게 한 거죠. 보훈단체와 애국 단체의 반대를 논리로 내세웠지만 그게 당시 이명박 정부의 의지였기 때문에.
◇ 김현정> 정부가 의지가 있으면 다같이 저렇게 가서 노래를 할 수도 있는 거고 정부가 의지를 표하면 시민단체 얘기를 핑계삼아서 하던 걸 뺄 수도 있는 거예요.
◆ 권영철>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한 박승춘 보훈처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막는데 앞장을 섰잖아요. 박 보훈처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1년에 임명이 됐는데 정권이 바뀌어서 박근혜 정부 내내 보훈처장직을 유지했고요. 그리고 문재인 정부 출범한 다음 날 경질이 됐어요. 그러니까 박근혜 정부 때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은 합창으로만 진행이 된 겁니다.
◇ 김현정> 이명박 정부때는 아예 빠졌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는 제창은 아니고 합창단이 합창하는 것 정도로.
◆ 권영철> 심지어 박근혜 정부에서 당대표이던 김무성 대표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는 이유로 당내에서 '배신자' 소리를 듣기도 했었어요.
◇ 김현정> 따라 불렀다는 이유로?
◆ 권영철> 네. 그 정도로 진영논리로 갈라쳐서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 온갖 음모론들을 내세우면서 진영논리로 5.18를 폄훼하고 그 관련자들을 멀리하고 이렇게 만들었던 거죠.
◇ 김현정> 민주화운동이고 거기에서 국가 권력이 수많은 시민들 무고한 희생자들을 만들어낸 무자비한 그 학살이 있었고 이것에 대해서 왜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건지 왜 유언비어가 나오고 왜 제창이니 합창이니 배제니 나오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데 이제 윤석열 대통령과 장관들, 수석들까지 다 참석하고 같이 노래 불렀으니까 다시는 그런 논란 없을까요.
◆ 권영철>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말로하는 그 어떤 약속보다 이렇게 대통령과 각부 장관, 수석 여당 의원 거의 전원이 참석하는 행동으로 보여줬으니까 앞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은 사라지지 않을까 기대를 합니다.
이준석 대표가 "앞으로 이 변화가 절대 퇴행하지 않는 불가역적 변화였으면 한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고요.
윤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5월 정신의 계승을 강조했거든요. 그 대목 잠시 한번 들어보시죠. "5월의 정신은 지금도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 있는 역사입니다. 이를 책임 있게 계승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후손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출발입니다."
◆ 권영철> 윤 대통령은 "5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면서 "5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 김현정> 일각에서는 6월 1일 선거가 있으니까 선거 앞두고 정치적인 의도를 깔고 하는 거 아니야? 쇼하는 거 아니야 이런 비판 하시는 분도 더러 있긴 있었어요.
◆ 권영철> 그런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저렇게 정치적 행보를 하는 걸로 평가를 하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어제 김현정 앵커가 문희상 전 국회의장하고 인터뷰를 했잖아요.
◇ 김현정> 했어요.
◆ 권영철> 문희상 의장이 "거의 형식 자체가 쇼 같은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잘했다고 이렇게 생각한다."
◇ 김현정> 이게 퍼포먼스라도 그렇게 치더라도 잘 한거다.
◆ 권영철> "광주항쟁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 이것은 통합을 하려는 국민통합을 하려는 자세로 보여진다", 이렇게 얘기했잖아요. 이런 거는 사실 긍정적인 평가를 해 줘야 됩니다.
정치란 국민들의 평가를 받는 거잖아요. 대통령이 여당 국회의원 전원과 장관, 수석들과 함께 5.18 기념식에 참석하고 헌화하고 참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치유와 화해는 저렇게 해야 된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사과를 지켜본 광주 시민이나 당시 시민군 이런 분들이 "응어리가 풀어졌다.", "고무적이다" 이런 반응을 보였잖아요.
◇ 김현정> 그럼요. 그러면 대통령이라든지 국가의 지도자들, 권력자들은 행동 하나하나가 다 메시지입니다. 상징인 거거든요. 그것이 설사 퍼포먼스, 기획된 거더라도 그 안에는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잘 한거예요. 잘 한거고. 다만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공약이 있었는데 이거는 어떻게 돼 가는 건지 어제 그 부분에 대한 얘기는 없었죠?
◆ 권영철> 대선 과정에서 여야 후보들이 모두 약속을 했지 않습니까? 5.18기념사에 그 메시지를 담지 않았다고 해서 지키지 않을 건 아닐 걸로 보입니다.
대통령이나 여당 입장에서는 개헌 이슈를 지금 꺼내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고요. 기념사에 담지 않았다는 건 그런 이유겠죠. 여야 입장에 다소간 차이가 나지만 이 문제는 개헌 논의가 진전된다면 별 문제가 없을 걸로 그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5.18 망언을 한 장성민 전 의원을 청와대 정책기획조정관으로 임명한다든지 또 김진태 전 의원이 강원지사 후보로 공천됐다든지 이런 것들은 사실 비판이 있고 또 이번 분위기 속에서 걸림돌이라는 얘기를 하거든요.
◆ 권영철> 뭐 당연히 저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일단 이게 출발이고 시작이잖아요?
김진태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 공청회를 공동 주최하면서 '5.18를 폭동', '유공자들을 괴물집단'으로 표현해서 논란을 일으켰는데, 지난달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고요. "앞으로는 다시 5.18 운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린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장성민 정책조정기획관은 TV조선에서 <장성민 시사탱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북한군 개입설을 확대시킨 장본인이잖아요. 본인이 물론 그 방송 직후에 TV조선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해명하고 사과를 했지만 정치인으로 복귀한 뒤에 사과했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없어요.
어제 장 기획관의 얘기를 듣고 싶어서 연락을 했는데 응답이 없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5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다짐한 만큼 장성민 기획관의 공식 사과가 있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앵커 자, 여기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수난사 오늘 한번 정리를 해 드렸습니다. 권영철 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권영철> 네.